4천원 입장료 고수 줄리안오피전만 철학투용 실패 왜?
국내 갤러리 전속작가 '공립 첫전시' 강조 의문증 급증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과관은 지난 9월부터 1월초까지 '국내 공립미술관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고 줄리안 오피전을 지속했다.

리뷰어로서 나혜석 상설전시의 입구를 막아버린 것은 웃어넘겼다.

입장료는 4천원.

그동안 추구해온 시립미술관의 자존심은 이 4천원에 기인한다.

기자는 분명 블랙 포레스트와 이 줄리안 오피전은 다르다고 역설해왔다. 벌써 반년이 지났다.

모든 리뷰어들은 '국내 최초'와 '팟아트의 새로운 리더'에 주목한다. 그만큼 돈도 나갔을 것이다.(본인 또한 파워블로거다)

기자가 이야기하는 팝아트는, 항상 공부해왔듯이 기원지가 영국이라해도 다르다. 기자 본인이 역사와 미술(직업적으로)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영국 팝아트는 거의 언급되어오지 않았다.

모 동국대 교수님의 발언도 기인한다. 수원은 아직 상업미술이 생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국내에서도 보기드문 케이스인 영국에서. 그렇다면, 미술 불모지 수원에서 어떻게 원류를 찾아낼 수 있었는가? 바로 화랑(갤러리)이 이면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영국 팝아트는 사과 만큼 주류는 아니고 처음이라는 말을 들을만큼 어려운 이야기다. 갑자기 수원시에서 새로 등장한 듯한 주류 팝아트로 줄리안 오피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지난해 중순이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한 관계자의 말대로 "팝아트의 원류는 영국입니다"가 맞지만 국내 미술계에서 쉽게 영국을 언급할 만큼 미술사적 가치가 아직은 상업미술에 치우치기 힘든 상황이다. 수원지역의 어느 토론에서도 줄리안 오피는 등장한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자 본인은 수원미협이 관리하던 수원미술전시관의 관계자의 말처럼 거의 10여년 동안 거의 모든 미술 관련 프로그램을 들어왔다. A일보의 전 기자만큼은 아니지만 말이다.

수원시의 5억원의 예산의 흐름이 팝아트에 만나고 싶다고 고민하다 몇년전 사과를 보고 기고를 요청했던 한 서울 사람이 생각났다. 기자는 거부했다. 모르기 때문이었다. 당시 '수원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그곳이 전문지였음은 또다른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믿들 분도 많지 않을 듯도 싶다.

기획전시는 믿음이다. 그리고 기획전시의 생명은 올해 창작된 작품이 얼마나 있느냐이다. 일례로, 수원시는 지난 2002년 수원 월드컵 당시의 우리 조형물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경기도청 앞의 한 작가의 작품을 말이다.

그 분은 존경받는 분이었고 현재 월드컵 공원에도 그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항상 등잔밑은 어둡다. 아이러니하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최근 그 분을 중심으로 한 기획전시를 연 바도 있다.

후배에게 준 이 특종기사가 여전히 수원시의 예술행정의 암울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또 10년이 지난 지금 듣는 답변은 더욱 암울하다. 왜 거리의 미술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가 필요한지 물었던 첫기자(제보)로서 여전히 아픔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제보자로서.

줄리안 오피는 서울 삼청동 국내 A갤러리의 전속작가다. 거의 수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고 기자가 낯이 익다고 느낄만큼 유명한 인사다. 다만, 수원에서는 생소했던 것 뿐이다. 전속작가의 뜻도 수원시에서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지만, 한류 열풍 속에서 대충 짐작은 할 것이다.

가장 의문이 가는 부분은 9월초 관장이 결제를 내렸는데 9월말에 전시가 완성됐다는 점이다. 한달만에 대한민국에서 보낸 사진을 작품화 한 것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줄리안오피가 타임머신을 탄듯 작가정신이 그대로 투영된 작품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 전시했다.

단, 그게 한달이라 모자라게 느꼈던 것 뿐일까? 기자가 걱정하는 것은 이미 언급했듯이 누구의 책임인가를 논의하는 시점에 왔을때의 문제다. 분명 좋은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민이 감동을 받은 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됐다고 이야기 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점이다.

수원시와 시민들은 무엇을, 우리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가지고 있는가라고 말이다.

전시기획자는 모든 서류에서 본인의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정보공개를 통해서만 기억할 수 있다. 이것은 전시 큐레이터의 관행에서 상당히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전시는 있었는데 기획 관련 큐레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줄리안 오피전은 주최측의 답변(수원시)과 달리, 한번의 유찰을 겪었다. 이유는 단독입찰이었다. 동일한 입찰인이 제기한 두번째의 어려운 기회를 통해 5억여원의 입찰은 수기로 명시된 공동입찰자들을 포함한 계약이 성립됐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 회계과는 이것을 명백하게 검사했을 것이라 믿는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장은 9월초에 부임 이후 단 며칠사이에 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7월 유찰, 8월말 나라장터 성공에 비해 빠른 시간대다.

기자는 나라장터상 공동입찰자가 있다는 표현에 주목했다. 공동입찰은 수기입력이 기본이며 건설상 관행이다. 최소한 두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다는 증거다. 수원시 회계과는 공동입찰 수기 적시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5억원의 전시계약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음에도 참고할 수 있는 관련법도 많지 않았을 듯 싶다. 5천만원의 건설공사가 주가 됐고 4억5천만원 기획전시는 전례가 없는 만큼 차용할 법률이 없었을 수도 있다.

계약과정이야 어째든, 단 3주만에 회계과의 관련 전과정을 통과했고 전시는 9월말에 시작됐다. 결재로 부터 단 3주만이었다. 보통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설치기간이 3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본다면 초스피드다.

이미 준비된 전시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로 시작되기에는 너무 빨랐다. 계약이후 3주 우리는 창조적인 작품을 마주했다고 선전했다. 그리고 기획전시이며 "공립미술관 최초"라고 강조했다. 최소한 기자가 알기로 국내 두번 이상 소개된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문화부 입장에서 1편에서 언급했듯이 수원시는 모든 전시과정에 대한 창조적 권리를 포기했다고 지적한바 있다. 수원시는 이번 계약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 전시의 저작권은 어디로 갔나 물을 수밖에 없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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