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와 환경부는 반도체 공장의 토양, 지하수 및 주변 하천 조사를 통해 포괄적인 화학오염실태를 확인하고 관리대책을 만들어야"

백군기 용인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용인시)

용인시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오폐수 처리계획과 관련 한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서 반려와 안성시의 반발이 이어진 가운데,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 중 수계로 배출 가능한 물질이 145종에 이르러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이 지난 2018년 10월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667종이며 이 중 수계로 배출 가능한 물질이 145종에 이른다.

특히 불검출돼야 마땅한 특정수질유해물질 32종 이외에도 약 100여종의 물질이 수계로 배출되어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145종의 유해화학물질들이 한강 수계로 배출될 당시 배출허용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수중에서 물질 간 재합성되면서 더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국정감사 당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공장에서 일일 20만톤의 폐수를 수돗물보다 안전하게 처리해 수계로 방류하고 있으며, 증설한 후에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송옥주 의원은 “SK하이닉스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증설에 따른 폐수 전량을 SK하이닉스에서 재이용하는 게 문제 없다는 의미이므로 무방류 시스템을 채택해야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전문가들도 "이런 유해화학물질이 배출되면 반도체 공장 주변에 지하수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건강도 보장되어야 한다"며 "용인시와 환경부는 기존 반도체 공장의 토양, 지하수 및 주변 하천 조사를 통해 포괄적인 화학물질 오염실태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관리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중심지 전경(사진=용인시)

김보라 안성시장 예비후보도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오폐수 처리계획은 안성시민의 생존권을 짓밟고 지속가능한 미래의 동력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류수의 수질과 수온 등을 감안할 때, 경기권을 대표해온 고삼면의 친환경농업은 붕괴되고, 고삼저수지 내수면 어업 허가를 통해 생계를 꾸려온 이들의 삶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라며 "용인시의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현재 사업자와 법적 기준으로만 검토하고 있다"며 "유해화학물질이 수계에 배출되는 건에 대해서는 잘모르겠지만 사업자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취재를 하면서 용인시가 반도체 산업단지를 허가를 해주면서 포괄적인 관리 대책이 없이, 법적인 허가 기준만 맞으면 된다는 식의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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