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신상진 성남시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성남시청 3층 한누리실에서 열었다. 기자회견을 수년 간 다녀봤지만, 이번 신상진 성남시장의 기자회견의 수준을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다.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중국의 고대의 성군이었던 요 임금은 자기의 단점을 말해주는 사람을 원수로 여기지 않고, 은인으로 여겨 옷깃을 여미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생각이 났다.

 

우선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다. 기자회견장의 뒤쪽은 그야말로 도떼기시장이었다.
한누리실을 가득 채운 기자회견장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장 뒤쪽의 분위기는 각종 핸드폰 벨소리와 오랜만에 만난 지인인지 대화의 창이 이어져, 어수선함으로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또한 신 시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은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길었다. .
미국심리학회에 따르면 성인의 집중력은 약 20분이다. 하지만 이번 신 시장의 기자회견문 낭독만 약 45분이었다. 당연히 지루했다. 

게다가 신 시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은 선·후없이 뒤죽박죽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들으면서 기자회견문을 따라 읽는다. 하지만 신 시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은 배포한 자료와 다르게 낭독하면서 기자들에게 혼선을 주었다.

특히 신 시장은 언변에 문제가 있었다. 말에 조리도 없었고, 더듬으며 낭독했다. 기자회견 준비를 안 한 티가 났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말이 있다. 중국 당나라 때의 인재 전형 방식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만큼 알게 모르게 언변으로 사람을 평가하게 되어 있다.  목소리 하나에 그 사람이 냉랭한 사람인지, 따뜻한 사람인지 본인만 모르고, 다른 사람은 느낌으로 어렴풋이 다 알게 된다는 의미다.

이렇게 답답했던 마음에도 이유가 있었다.
기자회견장 중간에 카메라와 영상촬영으로 앞쪽 기자들과 뒤쪽 기자들을 단절시켜 뒤쪽에서는 신 시장이 말하는 것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뒤쪽 기자들은 신 시장의 말을 경청만 할 수 있었고, 뒤쪽 기자들은 그래서 더 지루했고 더욱더 집중할 수가 없었다.
기자회견도 일종의 대화다. 경청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연히 얼굴 표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뒤쪽 기자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이라도 배치하여, 대화의 표정을 보고 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