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

기타리스트 김윤

대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선후배 간의 구타 등 가혹행위와 성추행에 대한 이야기는 하루 이틀 있어온 것이 아니다. 최근에도 한 대학교에서 일어난 신입생 환영회에서의 성추행 사건(남학생에게 여장을 시키고 품평회를 연다든가, 벌칙으로 러브샷을 시키는 등)으로 떠들썩하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많은 이들이 대학교에 진학했을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혹 개중에는 ‘지금껏 있어온 관행 같은 일을 뭐 이리 크게 생각하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그 자신도 저런 일을 포함하여 후배에게 술을 강요한다든지, 얼차려를 시킨다든지 하는 행위를 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아버지께서 ‘대학생은 성인이므로, 서로를 어른으로 대한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선후배 간의 얼차려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정보를 얻은 바 있었는데, 그로 인해 선후배와 소원한 관계가 되었지만, 강요하는 술을 받아 마신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는 한국적인 전통이 아니고, 미개한 구습일 뿐이다. 나이로 인해 서열을 먹이는 것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고, 어쩌면 자비로운 풍습일 수도 있다. 왜나 하면 아무리 못난 이도 그 능력이 아닌 경험으로 인해 한 그룹의 리더가 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계발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겸양할 줄 아는 정신을 배울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것을 바탕으로 예를 넘어서는 미개한 행동을 하는 이들은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

 한 음악을 하는 후배가 있었는데, 소위 ‘실용음악과’에 진학을 했다. 어느 날, 그가 그의 동기와 하는 통화 내용을 들은 일이 있었다. 그 골자는 한 후배가 여러 자리에서 ‘깝치는’ 행동을 하여 그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합의하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 뿐 아니라, 여러 실음과에 진학한 후배, 및 제자들에게 그곳에서 일어나는 이 ‘풍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좋다. 사회는 악하고, 명예살인이나 순장 같은 어이없는 풍습을 ‘전통’이라고 포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예술을 하는 이들이 그래선 안 된다. 선배를 존중하고, 후배를 아껴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음악을 한다는 이들이 선후배 관계를 따지며, 대학 사회의 구습을 그대로 따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상하다. 필자는 연주를 하며 많은 선배들을 만나봤지만, 요새의 대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선배 음악인은 지금껏 거의 만나본 일이 없다. 그 중 누군가는 확실히 ‘꼰대’긴 했지만, 후배들의 인격과 그 음악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도대체 그 몇몇 실음과의 풍습들은 어디서 나온 것이란 말인가!

 하긴, 우리나라의 미디어들이 그런 구습을 슬랩스틱 코미디의 소재로 삼으며, 마치 ‘재미있는 일’ 취급을 하기도 한다. 각종 드라마에서 특별히 잘못하지 않았는데도 극 중 인물이 학교나 회사의 선배에게 불려가 개인적인 충고를 듣거나, 뒤통수를 얻어맞는 일이 그려지며, 그런 장면을 본 사람들은 놀랍게도 ‘와하하!’ 하고 웃는 기괴한 현상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는 예술을 하는 이들이라면, 비판은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지양해야 할 소재라고 본다. 아! 물론, 사회 현상을 그대로 그리며 사람들에게 맞추어 호응을 얻는 예술가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의 진정성은 그 예술을 하는 당사자가 어느 위치에 서있느냐에 따라 바뀐다. 진정 자유로움과 진실을 사랑하는 예술가는 기본적으로 사회를 선도하는 위치에 서기 쉽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은 그의 자유로운 정신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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