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미 퍼듀대 연구… 복제, 해킹 어려워 강력한 위조 방지 기대

의약품 (a) 및 고급 주류 (b) 위조 방지를 위한 QR코드형 식별자(silk-tag)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앱 정품인증 프로세스 도식도

[투데이경제 유민석 기자] 농촌진흥청은 미국 퍼듀대학교와 함께 세계 최초로 형광실크를 이용한 ‘정품인증 히든 2차원 바코드(hidden 2D Barcode) 식별자’를 개발했다.

이 식별자는 자연광으로는 색 구분이 되지 않으며, 고유 파장을 갖는 천연 형광 피브로인 단백질 특성상 각 형광실크에 맞는 광학적 방식으로만 숨은 부호(코드)를 읽을 수 있다. 식별자 인식 후에는 고차원 인증코드가 생성돼 강력한 위조 방지 기능을 지닌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또는 식별자 인식 장치(리더기)로 식별자를 인식하면 상품 정품인증은 물론, 유통 경로나 제품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위조 상품 유통으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상품 대부분이 포장에 인쇄된 바코드, 큐알(QR) 코드, 무선식별 장치(RFID) 전자태그 등으로 정품인증과 추적을 해왔으나 복제나 해킹이 쉽고 포장을 제거했을 때 내용물 진위를 판별하기가 어렵다.

특히 소비자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의 경우, 개개의 약을 식별하는 약 일체형 인증(on-dose authentication)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번에 개발한 식별자를 적용하면 복제, 해킹이 어렵고 의약품, 주류, 식품 등 상품 자체와 일체화 공정이 가능해 포장 없이도 정품인증을 할 수 있다. 또한, 위조 상품 방지 기능 이외에도 다양한 보안‧인증‧식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5월 국제학술지인 ‘ACS Central Science (IF 14.553, 논문 영향력 지수 Chemistry, Multidisciplinary 분야 91%)’에 게재됐으며,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에도 퍼듀대와 함께 형광실크를 이용해 ‘위조 의약품 방지 인증 보안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는 천연물질인 형광실크 식별자와 알약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소재 수준에서 위약 제조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다.

농촌진흥청 곤충양잠산업과 최광호 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양잠 산업의 발전을 돕고, 가짜 상품 유통을 근절시켜 소비자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해 경제적 손실을 막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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