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우 기자
이덕우 기자

현재 대한민국은 토지보상 광풍에 휘말려 있다. 그린벨트, 자연녹지, 전답 할 것 없이 전국 곳곳을 아파트부지로 조성하고 있는데 아직 보상도 시작하지 않은 곳에서 3기 신도시 청약 신청부터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가 가진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면서 주거안정과 물류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수많은 공익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렵게 아파트 청약을 받아 새로 입주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높은 집값과 대출이자의 부담을 안긴 채 정작 원주민들에게는 헐값보상으로 원성을 사고 있어 결국 양쪽 누구에게도 만족을 주지 못하면서 중간 건설업자와 투기세력만 배를 불리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 고위관료 및 LH 직원 등이 발벗고 나서서 부동산시장을 더 큰 투기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막가파식 개발사업의 부작용에 대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공익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은 그 종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국가주도의 택지개발, 고속도로 사업을 비롯하여 재개발, 재건축, 주택정비조합, 공영개발, 물류센터 등 민간사업자에 의해 진행되는 것까지 포함하여 전체 토지보상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토지보상금이 여기저기서 풀리다보니 은행, 보험사, 변호사, 행정사, 세무사 등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집단에서 보상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익만을 쫓아 토지보상시장에 뛰어들다보니 보상대상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부지기수이며, 협의양도인택지, 이주자택지, 생활대책용지, 대토보상과 관련된 업체에서는 자신들을 믿고 조합을 만들어 투자하면 몇 배의 이익이 생긴다는 달콤한 말로 현혹하고 있다.

이처럼 제대로 된 토지보상 정보는 찾아보기 힘들고, 이익집단의 난립으로 혼란만 더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부동산 불패 신화를 경험한 사람들이 여전히 묻지마투자를 선택하고 있는데 경기불황, 취업난, 인구절벽 등 사회 곳곳의 어두운 면은 애써 외면한 채 장밋빛 미래만을 바라보고 달려나가는 모습이 마치 영화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처럼 너무나 위태로워 보인다.

현재 시점의 대규모 토지보상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아파트값 상승세가 언제 멈출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칫 잘못된 선택으로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되는 것은 정부도, 은행도, 보상관련 업체도, 그 누구도 아닌 결국 토지보상 대상자와 부동산 투기판에 뛰어든 일반 국민들이 될 것이므로 자신의 재산권 수호를 위해 우리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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