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정균승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이준석의 그 못된 버르장머리가 또 나왔다.
악명 높은 특유의 말 돌리기와 논점 흐리기수법이 또 튀어나온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한 방송에서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세제로 환수해야 한다"면서 "이걸 전 국민에게 돌려주면 토지가 없는 사람, 또 집을 한 채만 가지고 있는 사람, 또는 소액의 가액이 낮은 집을 가진 사람은 혜택을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랬더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세제로 환수하겠다고 밝힌 이재명 후보를 향해 "도시 근로자가 열심히 평생 일해서 대출금 갚아서 마련한 주택이 대통령 잘못 만나서 가격이 폭등하면 불로소득 환수대상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불로소득이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준석은 "나중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보상해줄 것인가"라며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나누어 준다는 '기본소득'은 노동소득인가"라고 물었다.

명색이 제1야당의 당대표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말이다.

그는 아직 불로소득과 이전소득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일을 하지 않고 생긴 소득은 무조건 다 불로소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세 가지 종류의 소득이 있는 것이다.

첫째, 노동력을 제공한 시간에 따라 돈을 버는 ‘노동소득’이 있다.
노동소득은 일을 하면 돈이 생기지만 일을 안 하면 돈도 끊긴다.
봉급생활자나 직접 발로 뛰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 노동과 무관하게 돈이 되는 자본을 소유했을 때 생기는 '자본소득'이 있다.
이는 크게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의 이재용은 감옥에 있어도 돈이 무한급수로 늘어난다.
삼성이라는 거대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어서 삼성이 돌아가면 돈이 불어난다.

그밖에도 땅이나 건물, 음원권이나 저작권 또는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으면 이자, 지대, 임대료, 이윤, 배당금, 특허수입, 인세 등 다양한 종류의 사업소득 및 재산소득이 발생한다.

셋째,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이전소득'과 상속이나 증여와 같은 자본수취가 있다.
이전소득은 노동력의 제공이나 재산의 소유와는 상관없이 공적 차원에서 무상으로 지급하는 소득이다.
재난지원금이 대표적인 이전소득에 해당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들은 예외없이 자본소득으로 돈을 번다.
자본소득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큰 힘이 되지 못하면 부자가 되기란 구조적으로 극히 어렵다.

그런데 이준석은 이와 같은 소득의 기본 골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부동산 불로소득이 뭔지 모르겠다는 한심한 소리나 하고, "기본소득이 노동소득이냐"는 얼빠진 소리나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바보야!
기본소득은 노동소득이 아니라 이전소득이란다.

이준석은 오늘날 한국 제1야당의 수준이 어디 정도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사고에 깊이가 없고 진중하지 못하며 그때 그때 위기상황을 모면하려고 말을 돌리고 논점을 흐리는 잔머리의 대가일 뿐이다.

그래서야 어디 국민의 마음을 얻겠는가.
달짝지근한 미사여구 동원하여 얕은 잔꾀와 임시방편적 돌려치기로 일관해서는 정치 생명이 오래 가지 못함을 깨닫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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