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전 청와대 행정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있었던 신년사에서 ‘회복’과 ‘포용’, ‘도약’ 3개의 키워드를 제시하며‘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를 끝내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선도국가가 되자고 역설했다.

대통령의 신년사 주장은 몇 개의 경제지표들을 통해 그것이 실현불가능한 ‘주문(呪文)’이 아님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코스피지수 3천 돌파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신중론 속에서도 자동차, 반도체 등 미래산업을 이끄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은 코스피 시장이 ‘새로운 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1인당 명목 GNI가 3만1,000달러로 2019년(3만2,115달러) 대비 양호한 수준이며, IMF 예측통계에서도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구매력지수 기준 국민소득이 4만4,292달러인 것으로 나타나 일본(4만1,637달러)을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러 통계 자료들은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견조하게 잘 버뎌왔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은 남북 및 북미관계에서 우리나라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대통령은 변화된 상황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천명했기에 국제관계 속에서 보다 더 창의적인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신년 기자회견을 거치며 40%대 재반등한 대통령 지지율

지난해 검찰개혁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 수장들의 갈등은 집값 상승 문제와 함께 대통령 지지율을 최저치인 35∼37%까지 끌어내린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지난 달 30일 법무부를 포함한 3개 부처 개각을 기점으로 정국 운영 스타일을 변모시킨 대통령의 노력은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빛을 발했다.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20일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7.9%에서 43.6%로 반등했다.

상승 폭은 5.7%p로 상당히 크게 오르며 40%대에 재진입했는데 이는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진솔한 소통력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은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왔는데, 문 대통령은 ‘현재 시점에서 사면은 불가’라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함과 동시에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사면의 전제 조건을 밝혔다.

특히 사면 논란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이낙연 대표 사이에 소통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고 그런 점에서 호남지역의 13.5%p 상승은 대통령 지지율 반등의 견인차가 되었다.

또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머리를 숙였다.

특히 최근 2년간 수도권 집값 상승 원인으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2019년, 2020년 1인 가구 증가 통계를 제시하면서 변창흠 신임 국토부장관이 마련하고 있는 공급안이 ‘공공 재개발’, ‘역세권 개발’, ‘특단의 공급대책’이란 3개의 방향성을 포함할 것임을 설명했다.

2019년 대비 2020년 1인 가구는 약 19만 호가 늘어난 총 61만 호인데 주택 정책이 수요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부분을 솔직하게 인정한 점은 30대(10.5%p 상승), 여성(7.6%p 상승)층의 호감을 산 것 같다.

아울러 검찰총장의 임기 보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한 것이며 임기 보장을 하기 때문에 잘못이 있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징계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신임한 부분과 검찰개혁이란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는 중에 생긴 두 기관의 갈등은 민주주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은 지난 1년여를 끌어온 법무부-검찰 갈등에 대통령이 개입할 수 없었던 배경을 솔직하고 납득가능하게 설명한 대목이었다.

신년 기자회견 직후의 대통령 지지율 상승은 정당 지지도까지 끌어올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여당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을 걷어내는 성과를 냈다.

■ 4월 서울 재보선, 단일화에 관심없는 김종인-안철수의 샅바싸움

한편, 4월 재보궐 선거를 놓고 가장 먼저 치고 나간 정치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였다.

대선 주자에서 선회해 서울시장으로 출마한다는 안 대표의 선언은 국민의힘을 향한 선전포고였다. 자신을 중심으로 모이라는 안 대표의 메시지는 국민의힘 후보군과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빅데이타 분석 툴인 스피치로그를 이용해 안철수 대표, 김종인 위원장 두 사람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1월 셋째주 두 사람의 중복 키워드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단일화’로 나타나 정치적 주도권 싸움이 극렬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재밌는 것은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1,774건)이 안철수 후보(735건)보다 2배 이상 많이 언급했지만 ‘단일화’는 두 사람 모두 280여 건으로 엇비슷하다는 점이다.

결국 ‘단일화’를 위한 샅바싸움을 하고 있지만 ‘단일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철수 후보의 키워드 언급량을 보면, ‘오세훈’(92건),‘나경원’(53건), ‘입양’(40건) 순으로 나경원 후보보다는 오세훈 후보를 좀 더 신경쓰는 듯하다. 아울러 최근 있었던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한 대정부 비판 메시지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반면, 김종인 위원장의 키워드 언급량을 보면, ‘코로나’(322건), ‘정부’(286건), ‘문재인’(211건) 순으로 안철수 후보는 아예 언급하지 않고 있어 김 위원장의 속내가 엿보인다.

현재 서울시장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15%에서 40%대 후반까지 편차가 커 결집 강도가 높지 않은 지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안 후보의 높은 지지율이 소속 당인 국민의당 지지율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당 지지율에 비한다면 아직 그 세가 미흡하다.

때문에 후보간 대결 구도가 지금보다 명확해질 경우, 안 후보의 지지율이 유지될 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 나경원-오세훈-조은희 등 야권 후보 풍년, 여권은 박영선-우상호 리턴매치

박영선 장관이 최근 개각을 통해 서울시장 출마에 한발 더 다가섰다.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는 여권의 1위 후보인데 출마 선언과 함께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이 있을까?

특히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전까진 4.7 재보선이 양자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았었고 ‘여당 심판’ 여론 역시 50% 초반대로 나타나 여권 후보에겐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 등장 이후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까지 나선 최근 분위기는 다자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달 28∼30일 3일간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는 박영선(31.3%)-나경원(19.2%)-안철수(29.4%) 3자 구도 조사가 있었는데, 박영선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박영선 전 장관에 대한 빅데이타를 보면 발언 건수 대비 뉴스 기사량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언론의 관심도가 높다는 점과 야권 후보들간 갈등이 커져가는 상황은 박 전 장관에겐 호재다.

다만,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하고 조직 표밭을 다지는 86세대의 맏형 우상호 후보와의 당내 경선이 얼마나 감동적으로 치러질 수 있는지가 지지율 탄력의 지렛대가 될 것이다. 아울러 최근 대통령 지지율 반등이 민주당 경선에 미칠 영향도 관전 포인트다.

■ 부산 민심, 이변 있나? 민주당,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앞서

1월 셋째주 YTN-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서울지역은 국민의힘(35.1%)이 민주당(26.6%)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은 민주당이 34.5%, 국민의힘이 29.9%로 반전되었고, 국민의힘은 이전 조사 대비 약 10%p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민심의 변화는 가덕도 신공항 공약 추진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내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부산시장 지지율은 박형준 예비후보가 35%로 1위를 달리지만 국민의힘 내에서 당심이 민심을 따라갈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대선 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 이재명 지사 1강 2중 체제

이번 신축년 새해를 거치며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 대통령 사면 발언이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을 두 차례나 끌어 내렸다.

하지만 지지율이란 변하는 것이며 정말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낙담’과 ‘포기’다. 이 대표의 지지율 반등 모멘텀은 4.7 재보궐 선거가 될 것이다.

한편, 여권에서 ‘원탑’을 달리는 이재명 지사는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호남과 당 지지층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 왔으나 수성(守城) 보다는 공성(功成)을 선호했던 이 지사 스타일에 대한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 돌입한 상황에서 ‘강력하게 치고 나가는’ 이 지사 특유의 스타일이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더욱 더 강화될 수 있다. 때문에 이 지사 입장에선 ‘치고 나가는’ 타이밍을 선택하는 데 실수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야권내 1위 후보인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은 다소 소강 상태다. 언론 노출 빈도가 확실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더구나 당내에서 김종인 리더십이 탄탄하지 않은 데다 이를 대체할 리더십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국민의힘의 미래는 당분간 어두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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