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2015년 1월 셋째 주(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인 1,001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질문한 결과, 30%는 긍정 평가했고 60%는 부정 평가했으며 10%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6%).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지난 주 대비 5%포인트 하락, 부정률은 5%포인트 상승해 부정-긍정률 격차가 20%포인트에서 30%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 주에 이어 취임 이후 긍정률 최저치, 부정률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부터 40대까지는 긍정률 약 20%, 부정률 70% 내외였고
50대도 긍정 38%, 부정 52%로 2주 연속 부정률이 높았으며 60세 이상에서만 긍정률(53%)이 부정률(38%)을 앞섰다. 40대 이상 각 세대별 긍정률은 모두 최저치다.


60세 이상에서는 처음으로 긍정률이 50% 초반까지 하락하고 부정률은 40%에 육박했는데, 이 연령대에서는 박 대통령 취임 100일 무렵인 2013년 6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직무 긍정률이 80%를 웃돌았고 인사 파문이 일었던 작년 7월이나 12월에도 60% 후반으로 유지됐었다.


성별 직무 평가 양상이 달리 나타난 점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이번 주 남성은 긍정 33%→25%, 부정 56%→67%로 바뀌었으나 여성은 긍정 36%, 부정 53%으로 지난 주와 동일했다. 작년 세월호 참사나 12월 청와대 문건 파문 때도 여성보다 남성에서 직무 긍정률 하락이 먼저 나타났다. 이는 중장년층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고령층일수록 정치/정책에 대한 관심, 사회 참여, 경제 활동 면에서 성별 격차가 큰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40대 이하 남녀 직무 긍정률 차이는 10%포인트 이내지만 50대(남성 30%, 여성 47%)와 60세 이상(남성 42%, 여성 61%)에서는 20%포인트에 가깝다.



주요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409명)의 61%는 '잘하고 있다'고 봤으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233명)의 83%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325명)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 11%, 부정 73%).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305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자유응답), '열심히 한다/노력한다'(22%),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17%), '외교/국제 관계'(10%), '복지 정책'(10%), '대북/안보 정책'(7%)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599명)는 부정 평가 이유로(자유응답) '소통 미흡'(17%), '세제개편안/증세'(15%)(+10%포인트), '경제 정책'(13%)(+4%포인트), '복지/서민 정책 미흡'(9%)(+4%포인트), '공약 실천 미흡/입장 변경'(8%), '인사 문제'(8%),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7%) 등을 지적했다.


지난 주 긍정률 하락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대통령과 국민 여론의 거리감 때문이라면 이번 주 긍정률 하락의 주요 원인은 연말정산, 즉 '세제개편/증세' 논란이라 할 수 있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 이와 관련한 경제 문제 지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새로운 세법의 적용을 받는 연말정산 대상은 중위 소득 이상의 직장인(특히 화이트칼라 직군)에 집중돼 있다. 이런 직장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남성, 4050 세대,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변화폭이 컸다.


그러나 현재 직장인 다수는 실제 연말정산을 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번 여파는 1차 연말정산이 완료되는 2~3월, 당정이 합의한 보완책에 따라 소급 적용되는 5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는 조사기간 20~22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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