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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고 싶지 않은 내일'의 저자 심규진, 거꾸로 된 물음표를 찾아가는 그만의 방식은?[인터뷰] 심규진 작가
강병수 기자 | 승인 2019.03.07 19:18

"저를 한 단어로 편의점이라고 말해요. 24시간 끊임없이 생각하기 때문이죠. 칼럼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오늘 강의는 어떻게 진행할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싶어요. 한번 사는 인생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쉽잖아요?"

"잠들 때 너무 피곤해서 어떻게 잠드는지 모르게 잠들어야 해요. 그래야 하루가 알찼다는 증거더라고요. 피곤하게 사는 거 아니냐 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까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람과 현상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며 살아가는 심규진 작가. 8년 차 직장인이기도 한 그는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과 소통하며 길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바다를 동경하게 하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그가 동경하는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들어보기로 했다.

'어른동화',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내일'의 저자 심규진

· '어른동화'와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내일' 두 권의 책을 썼다, 계기나 소감이 궁금하다.

첫 번째 책은 소설이고 두 번째 책은 에세이에요. 사실 저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책을 읽으며 소설만 쓰고 싶은 꿈도 있거든요. 특별한 주제가 아니더라도 한 권 내보자 결심하게 됐어요.

석사과정이 끝난 후에 박사과정을 밟게 됐는데 이 과정은 정말 공부를 위해 진학한 사람이 많더라고요. 제 생각을 글로 표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글쓰기 연습을 하며 출판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됐어요. 박사과정을 병행하며 독립출판을 했고, '어른동화'를 낸 이후에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같이 작업을 해보자는 연락이 왔어요. 처음 원고료를 받으며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내일'이라는 에세이집을 쓸 수 있었습니다.

 

· 소설가가 꿈이었다고 했는데 글 쓰는 재주가 있었나요?

재주는 없고 오히려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제 첫 번째 책을 보면 아시겠지만, 전문성이 없었기에 문법도 이상하고 오타도 많을 거예요. 저는 말이 더 편하거든요.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단 5분만 줘도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이 주는 카타르시스 때문이죠. 스스로 예상하지 못한 문장이나 단어가 튀어나올 때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분의 소설은 읽고 또 읽어도 매번 새로운 느낌을 주거든요. "이런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등장인물이 왜 이런 말을 했지?" 생각하며 인사이트를 얻곤 해요. 다양한 책을 꺼내 뒤적거리다 보면 새로운 문장이 만들어지는 거죠. 창조의 근원은 모방이고 모방을 위해 다양한 책을 인용하는 게 저만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어요.

 

· 독립출판의 장점이 있다면?

콘텐츠의 제약이 없다는 거예요. 자기 생각과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비용부담 없이 출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오프라인에서는 유통이 되지 않기에 직접 뛰며 홍보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처럼 블로그를 하셔도 되고 작가 플리마켓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책을 홍보할 수도 있어요.

 

▪ 총학생회 회장을 하며 깨달은 적성과 취업, 그리고 청년을 위한 불같은 의지

· 인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는데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제 학부 전공이 경영학과 정치학이에요. 대학교 4학년 때, 총학생회 회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어요. 총학생회장을 하며 사람 관리에 대한 적성을 깨달았죠. 학생회를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70명의 인원을 선발하고 관리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인사 분야를 자세하게 들어가 보면 인사와 교육 두 분야가 있는데 저는 교육 업무를 먼저 시작했어요. 석사 학위를 위해 전공을 선택할 때 주변에서 교육공학이나 경영학 석사를 추천해줬지만, 사람에 대한 연구를 위해 심리학을 공부했어요. 이후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인사교육 분야로 경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 다섯 번의 이직 가운데, 와디즈 회사 경력이 눈에 띄는데?

2016년, 마이크임팩트라는 회사의 운영에 참여했을 때 청년 취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취업 강의도 많이 다녔고 취업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힘썼어요. 김태호 PD님, 나영석 PD님,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님 등과 토크콘서트를 열었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취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었어요. 그 부분을 해소시켜주는 도구가 창업이었어요. 그래서 청년 창업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와디즈라는 회사가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방식을 통해 예비 및 초기창업자들의 자금을 유치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지역민의 창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더 이상 수익을 내지 않아도 돼서 '일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무형의 아이디어에 실질적인 가치를 더하는 일이 무엇보다 제게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 국회의원 선거에도 나갔다고 들었어요.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았고 그게 국회의원이었어요. 제 개인적인 명예를 원해서가 아닌, 하고 싶은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인 거죠. 예를 들어, 취업준비생을 돕는다면 저 혼자서는 취업이라는 결과만을 위한 일이지만, 청년 취업 특별법을 만든다면 학생들이 비용 부담 없이도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모바일 투표에서 아쉽게 떨어졌지만, 당시 다니던 회사의 배려 속에서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2018년, 강동 청춘대학 강연 당시 모습

20대에는 베스트 퍼포머(Best Performer), 30대에는 굿맨(Good Man) 그가 바라는 앞으로의 모습은?

· 일하며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2011년도부터 강의를 시작했는데 제 강의로 인해 도움 받는 분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직장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하며 강의해도 회사라는 범위가 정해져 있거든요. 저는 그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도움을 주고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었어요.

제가 글쓰기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강의는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있지만, 한번 써놓은 글은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죠. 글이 가진 좋은 영향력을 믿고 앞으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 강의에서 가장 강조하시는 내용이 있나요?

주제마다 전달하는 내용은 달라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강의하는 시간이 가장 쓸모없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의 말을 듣는데 대부분 강의를 듣고 난 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렇다면 잠을 자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거든요.

무엇보다 액션 플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액션 아이템을 주는 거죠. 무대 앞에 서는 교수자는 강의가 끝난 후 교육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강의를 들으신 분도 배운 내용을 단 1개라도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고 다시금 고민하는 과정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 작가로, 회사원으로 스스로 인정받고 싶은 모습이 있는지?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는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심규진에게 일을 맡기면 무조건 해결한다.", "성과를 만들어낸다."와 같은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2017년 아이가 태어난 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성과에 목숨 걸기보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을 떠나 주변 사람을 배려하고 존재만으로도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렇다고 대단하게 주목받고 싶진 않아요. 누군가의 멘토가 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함께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20대와 30대, 신념이나 좌우명에 달라진 점은?

제 좌우명이 '모든 일에 감사하자'였어요. 범사라고 하죠. 좌우명은 행하지 못할 말을 좌우명으로 삼는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실제로 모든 일에 감사하지 않았거든요. 눈을 떴는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고 성장하면서 늘 결핍이 있었어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아이가 태어나고 '범사에 감사하자'라는 말이 크게 와닿기 시작했어요. 물질적인 환경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유연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책임감도 느끼게 되면서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앞으로도 가족 생산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멋진 애국자가 될 겁니다. (웃음)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람과 현상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며 살아가는 작가 심규진

▪ "안정된 삶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흔히 '꼰대'같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꿈이 있고 목적이 있다면 그만큼 노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놀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는 사람은 천재인데 저는 결코 아니거든요. 오히려 이루고 싶은 목표를 낮추는 게 행복할 수도 있어요.

강의하고 상담을 하며 느낀 점은 청년들이 혈기왕성하고 도전하고 싶은 일은 많겠지만, 자기희생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얼마만큼 뛰어난지, 어떠한 목표를 갖고 이를 이루기 위한 실천을 하고 있는지 꿈과 희생의 비례관계를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잠을 줄인다든지, TV 보는 시간을 줄인다든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어요.

 

·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삶의 원동력이 있나요?

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꿈이 있었어요. 바로 대통령이 되는 거였죠. 중,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생 시절까지 가졌던 꿈이에요. 대학생이 돼 이러한 꿈을 위한 첫 단추로 총학생회 회장을 하게 됐고 이후 국회의원이라는 목표를 설정해 도전할 수 있었죠.

목표만 있다면 모두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뛰어난 사람이 되겠다는 말은 거짓말 같아요. 저는 한동대학교에서 학부 시절을 보냈어요. 여러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취업할 때 보니 대기업에서도 잘 모르는 학교였어요. 대기업 면접을 볼 때 한 면접관이 "어디에 있는 대학이냐?" 묻더라고요.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하지만 굴하지 않고 당당히 입사했어요. '내가 학벌이 낮고 영어 성적이 낮아서 안 된다.'는 말은 핑계라고 봐요. 목표를 위해 얼마만큼 희생했는지 냉정히 돌아볼 줄 알아야 해요.

 

· 앞으로의 계획, 목표는?

소설가가 되고 싶은 꿈은 현재진행형이에요. 올 6월에 '어른동화'의 후속편을 낼 예정이고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국어교육과 출신인 아내와 함께 소설의 내용과 방향을 구상하며 진행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40대 중반부터는 교수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이를 위해 필요한 연구과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해요. 나아가 보육원이나 양로원, 대안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싶습니다. 제 초등학교 일기장에 적어뒀던 일이고 누군가를 돕는 인생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강병수 기자  dken93@too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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