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수 기자

지난 8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남긴 채인석 화성시장이 3선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13일 화성시의회개원 27주년 기념사 말미에 "'박수 칠때 떠나라'는 말처럼 한걸음 멈춰 서서 그동안의 일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차기 시장이 꼭 마음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채 시장이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지만, 인구 70만 도시에 걸맞은 정치적 위상은 여전히 화성시에는 소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채 시장의 공과는 앞으로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화성시의 정치적 정체성이 어디 있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을 남겨준 것은 확실하다.

수원시의 비대 성장과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면서 화성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수원시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피해를 받아왔다.

중앙정치는 수도권 교두보로서 입김을 행사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섰고 이번 6.13 지방선거도 크게 변한 것은 없어보인다.

물론 채인석 시장이 주변의 사람들을 잘 다스리는 타입의 조직구축 정치를 시행했다면 3선의 길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말을 빌린다면 차기 시장은 당장 시정 추진에 있어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사항들이 담겼다.

의외의 말일 수 있지만, 채인석 시장은 화성시 공직사회로 부터 상당한 박수를 받는 케이스였다.

이전의 시장들에게서 바라보기 힘든 경우였다. 물론 그의 주변이 모두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했다는 것은 아니다.

채 시장의 잡음이 그의 부덕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지만, 그의 자유분방한 공직사회 바라보기는 젊은 시정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채인석 시장은 숙제를 남겼다.

그는 '시민 숙원사업인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반대', 창의지성교육 이음터 지속',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지속 추진, 매향리 평화공원 조성' 등의 임기중 추진 사업에 대해 계속되길 희망했다.

대부분의 사업들이 지역주민들로부터 찬성을 받았던 일들이었고 심혈을 기울여 최선을 다한 일들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명백히 찬성하지 만은 않고 있다.

6.13 지방선거도 화성시가 독자적인 정치의 길을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를 하나 더 얻어냈다.

채 시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자신의 결단이 문재인정부의 성공에 큰 힘이 되고, 아름다운 경선으로 화성시에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이다.

언론의 채찍이 필요한 화성시정을 예약하는 듯 한 말이다.

차기 화성시장은 진정으로 화성시민만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 정치적인든 사회적이든 문화적이든 70만 도시의 자존심을 세워줘야 한다.

그러나 앞날은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 침묵하는 예비후보군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감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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