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또는 여성과 남성, 사람과 사람은 각각의 포지셔닝이 달라야 한다.
이 다름을 인정하면 사회의 다른 가능성과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여성과 남성, 또는 남성과 여성도 수천년, 또는 수만년에 걸쳐서 서로 협력하고 성장해왔다.
근대사회를 거치면서 인종문제, 여성문제, 빈부격차 등은 변곡점에서 각각의 형태로 저항과 극복, 그리고 한계점상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한단계씩 전진해왔다.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고 이에 따라 문화가 넓어지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의 유일한 장점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시작되어야 할 부분이었다. 성에 관한 문제는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누가 주체인가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주체의 관점에서 남성이 여전히 우위에 있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분위기라도 남성들 스스로 이 관점을 50%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주체적인 동력은 여성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인구의 비율은 늘어나고 이에 따른 모든 시스템은 여성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 쪽으로 방향을 바꿔가야 한다.
최근들어 미투 운동이 가시화되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비단 한 분야가 아닌 '관습적'으로 관행화된 어두운 면이다.
언론계도 이곳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많은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데 동의하며 스스로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안양지역에서도 안양문화예술재단 A대표의 직원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터졌다.
재단 이사장인 이필운 이사장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 사건의 후속조치로 A대표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성폭력, 성희롱·성매매, 음주운전,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의 5대 주요 비위를 근절하기 위해 재단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전 예방에 주력하는 한편 적발된 임·직원은 징계 등 강도 높은 페널티를 부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의 각 위치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성사회는 더욱더 강력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빈자리는 금방 아무는 것이 섭리다.
그 섭리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창조적인 사고로 적극적으로 자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이 과정에서 여성사회는 사회적 책임자로서 의무를 충실히 하겠다는 서약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늘려가야 한다.
조금 아쉬운 점이지만, 여성사회는 이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항상 수동적으로 대처해 왔다.
여전히 여성사회 리더층은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이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과거의 유산이 되어가며 세대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보다 적극적이며 살을 도려내야하는 자기혁신의 과정은 매번 상실되어 왔다.
여성사회는 이것이 한계점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털어내야 한다. 우리가 남성사회와 경쟁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여성사회도 1980년대 이후 시작된 많은 사회운동이 한계점에 드러내면서 '답은 정치다'고 외치며 국회로를 외쳤다.
이것은 연령대가 높아지며 생긴 아이러니적 행동이며 구태의 모습이기도 하다.사회운동은 미래로 나아가고 건전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여성사회는 언제나 기회가 있었고 대한민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체다. 곧바로 무언가 나아지기 보다 후대의 여성들이 어떻게 이 대한민국을 짊어질 수 있을지 선배들은 노력해야 한다.
여전히 대부분의 여성단체는 남성단체의 준하는 형태로 구성되고 움직이며 관행을 답습한다.
모든 예산은 여전히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에 의존하려 하며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청탁하고 백을 쓰려한다.
여성사회는 조금더 창조적인 아젠다로 가치있는 사업을 만들어내는데 나서야 한다. 스스로 줄을 그어놓고 여기까지만 해야 탈이 없다는 패배의식을 버려야 한다.
이 수동적 움직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할 미래의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소수인 남성들의 유리천장을 깨지 못할지 모른다.
남성들은 이제는 스스로 능력있는 사람으로 동료로, 그리고 경쟁자로 여성을 보고 대처에 나서야 한다.
생리적 약점을 보완하는 제도를 선도하고 그들이 가진 창조성이 무엇인지,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또한 긍정적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미투운동은 사회가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되야 한다. 남성들은 반성해야 하고 여성들은 더욱더 반성해야 한다.
지금 이 모든 곳의 근원에는 외침으로 성공하려 했던 과거의 어두운 관행과 자리싸움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는 스스로 깨내야 한다.
/글=정양수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