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수 기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소속 수원시의회 17명의 의원들이 23일 오후 3시30분 시의회 4층 세미나실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밝힌 여성아이스하키팀 창단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자리 참석자가 야당인 것은 고려됐지만, 가장 중요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이 어떤 모습을 드러낼지 잘 보여주는 표상이기도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전날 긴급 의장단 간담회, 염태영 수원시장이 나선 오전 11시30분의 기자회견, 문광국장을 위시한 실무자들이 나선 수원시의회 해당 상임위 설명회가 동시간에 진행됐다.

반면, 전무후무한 시의회 과반수의 반대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창단이 잘못됐나?'는 의식을 그대로 반영하며 절차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나는 의문을 표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것이 수원시청 출입기자들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6.13 지방선거를 고려한다면 지방분권형 개헌이나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이 얼마나 요원한가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기자회견이 끝난뒤 문광국장, 김진관 의장, 조명자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장 등과 동행하며 수원시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바로 이것이 문재인 정권이 지방자치를 실현시킬 수 없음으로 그대로 보여주는 자화상이 됐다. 분명 여러지표상 문재인 정부는 잘나가는 정권이고 그 기조는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초반의 우려처럼 지방분권과는 향후 4년 동안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치명적 약점을 지고 있다. 10년 동안 집권을 못한 만큼 '자금이 부족'하고 '인재가 부족하다'.

인재가 부족하고 자금이 부족하지 결국 중앙집권적 하향식 공천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북한의 응원단이 오고 남북 단일팀이 다시 필요했던 것이다.

김진관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공천이 필요한 인사들의 진천행은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수원시의회 내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의원들의 진천행은 슬프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3선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순응할 수 있는 적임자의 타이틀을 거머줘야 한다. 그리고 시의원들도 마찬가지다.

1987을 앞세운 경쟁 후보군은 오늘 아무말도 못했을 것이다.그리고 냉가슴만 만졌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모든 공중파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조명하고 이들의 앞날을 걱정했다고 해서 수원시가 갑자기 팀을 창단할 필요가 있나?

10년 준비한 팀에 북한 선수를 3명씩 넣고, 갑자기 수원시에 실업팀이 생긴다. 발등의 불인 경기도 1등 탈환도 이 염 시장이 밝힌 15억원으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오늘 민주당은 마지노선을 넘었다. 모든 시민들이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에 대해서 여타후보에게 물을 것이다. 그들도 분명 "반대 하지 않는다"라고 답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바라는 지방자치인가? 6.13 지방선거를 대비하는 문재인표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인가?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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