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수 기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부랴부라 개관식을 치른 것이 벌써 몇년이 흘렀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준비하기 위해서 수원시는 다양한 외부 홍보문구를 사용하며 '네임권'이 넘어간 과정의 비난을 우회적으로 회피했다. 그리고 현재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정면에는 모대기업의 홍보 예술이 시민을 가장 먼저 당당히 마주했다.

그동안 수원시는 3명의 수원시 공무원을 통해 관장직이 이어온 것으로 기억된다. 1월 인사에서 다시 공석이 됐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3년 새 짧은 공석이 두번째 맞은 것으로 기억된다.

공직자 출신의 관장들이 나름대로 수원시립미술관의 정착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국 흐름 속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데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인겸 전시, 권용택 전시, 블래 포레스트, 줄리안 오피 등의 각각의 전시로는 의미있지만, 시립미술관의 기획력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는 과정을 만들었다.

그 한계성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 줄리안 오피 기획전이다.

수원시는 수원미협이 고용했던 큐레이터 거의 전원을 수원시, 수원문화재단 체계에 끌어안았지만 시너지 효과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왜일까? 인력을 어떻게 써야할지 기획과 총괄을 담당할 수 있는 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원시의 아랫돌 빼서 윗돌 막기로 인해 주도권을 상실한 수원미술전시관은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스스로 살길을 읿어버렸고 연 4회의 기획전시는 1회로 줄어드는 수모를 겪었다. 자연스럽게 고사했다.

현재 이곳에 근무했던 큐레이터들이 수원문화재단 속에 편입돼 다시 수원미술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수원시 행정이 뛰어남이 아니라 노동법적 한계 속에서 천운을 맞은 것과 같은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나중에 이들이 진정한 큐레이터였는가, 현재 큐레이터인가는 지역미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수원시가 수원미협에 위탁운영했던 수원미술전시관, 어린이체험미술관에서 다수의 큐레이터를 물밑에서 영입했던 사실은 현재의 수원시립미술관이 얼마나 큰 허점을 지니고 있게 될 것인지 예고판이었던 것이다.

전국 5대 미술관, 규모면에서 들어가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왜 채용난에 시달리고 있을까? 그리고 왜 대구시립미술관의 모습이 수원시립미술관의 모태가 됐지만 그 원류는 전혀 투영되고 있지 않은가는 천천히 살펴봐야할 대목이다.

한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지난해 11월21일자로 경기도 등록 제17-미-01호로 공립미술관 반열에 오르면서 경기도 수부도시로서 첫번째 미술관·박물관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는 100여점의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수원시 소유 상당수의 지역작가 작품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며 마지노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앞으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또한 이것을 홍보하기 위한 기획전시를 열 가능성이 높다. 홍보를 위한 홍보에 앞서서 미술관이 박물관으로 얼마나 내실을 다녀왔는지는 꼼꼼히 출발점에서 다시 점검해야한다는 지역미술계의 지적에 귀기울일때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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