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새활용 산업 전과정 원스톱… 세계 최초 복합공간 5일 공식 개관식

▲ 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
[투데이경제] 단순 재활용을 넘어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해 본래보다 더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새활용(Up-cycling)'. 재료 기증·수거부터 가공, 제품 생산과 판매까지 '새활용' 산업의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세계 최초의 복합공간인 '서울새활용플라자'(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가 중랑물재생센터 부지 내에 5일 개관한다.

새활용 산업은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90년대부터 각광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내·외적으로 꾸준히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어 잠재력이 큰 분야다. 버려질 자원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 환경적·경제적 의의가 크며,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디자이너 그룹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운영은 서울디자인재단이 맡는다.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들어서는 연 6만 톤 규모 ‘재사용 작업장’에서 기업 또는 개인으로부터 버려지는 유리, 고철, 의류 같은 소재나 중고물품에 대한 분류·세척·가공이 이뤄진다. ‘소재은행’은 원재료 발굴·보관·판매 역할을 한다. 플라자엔 32개 새활용 관련 업체와 예비창업자도 입주를 마쳤는데, 이들에게 중계 역할도 한다. 새로 탄생한 새활용 제품에 대한 전시·판매도 이뤄진다.

입주하는 32개 업체 및 예비 창업자는 3:1의 경쟁률(총 109개 업체 신청)을 뚫고 최종 선정됐다. 폐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들어 연 7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프라이탁(Freitag)' 같은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폐자전거 부품으로 조명기기 같은 인테리어 제품을 제작하는 ‘리브리스’, 폐자동차 가죽으로 지갑 등 패션제품을 만드는 ‘모어댄’, 버려진 우산 원단으로 손지갑 같은 잡화를 만드는 ‘큐클리프’, 여성 목공 업사이클링 협동조합 ‘메리우드협동조합’ 등이 대표적. 각 업체마다 개별 공방을 갖추고 독창성 있는 제품(작품)을 제작·생산하게 된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연면적 1만6,530㎡)로 들어선다. 중랑물재생센터 부지 내에는 국내 최초의 하수도과학관인 '서울하수도과학관'이 같은 날 문을 열고,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이 2021년 국내 유일의 자동차 애프터마켓 거점으로 변신을 앞두고 있어 이 일대가 국내 최대의 새활용·자원순환 에코타운이 될 전망이다.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8번 출구에서 셔틀버스(9:00∼17:30, 30분 간격)를 타거나 8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약 800m) 걸어가면 된다.

1층에는 예비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직접 시제품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제작실험실인 '꿈꾸는 공장'이 오는 12월 오픈을 목표로 조성된다. 여기에는 절단·연마·가공기, 3D 프린터 등 10여 종 50여 개 장비가 들어서며, 약간의 사용료를 내면 누구나 사전신청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지하1층에는 새활용 제품에 사용되는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소재은행'과 중고물품을 재분류·세척·가공하는 연 6만톤 '재사용 작업장'(아름다운 가게 운영)이 들어선다.

'소재은행'은 폐원단, 폐금속, 폐가죽 같은 원재료를 발굴 또는 기증받고 가공(세척)해서 보관하고 있다가 입주업체 또는 타 업체와 개인 등에게 판매하는 공간이다. 부피가 큰 재료의 경우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3∼4층에는 32개 업체와 개별공방이 입주한다. 이들 업체는 시민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들 업체가 만든 제품은 2층에 조성된 '새활용 상점'(편집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상점에서는 입주 업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활용 기업들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국내·외 유명 새활용 전문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 '전시실'(1층), 새활용이 가능한 약 180여 종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재라이브러리'(2층), 새활용 기업·예비창업자·일반시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열리는 '교육실'(1·4·5층) 등 시설도 조성됐다.

야외공간에서는 각종 새활용 장터, 전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전체 조명을 LED로 설치하고 예상 에너지사용량의 35%를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에너지 절약 건물로, 녹색건축인증 최우수등급,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또, 물재생센터에서 처리된 물을 시설 내 생활용수(인체에 사용하는 물 제외)로 이용하고 빗물을 재활용해 조경용수·세척수 등에 사용한다. 오폐수는 다시 물재생센터에서 정수 처리된다.

서울시는 5일 오전 10시 공식 개관식과 개관기념 '새활용 축제'를 시작으로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개관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입주기업 대표, 자원순환·디자인·새활용 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석하며, '서울하수도과학관' 개관식도 공동 개최한다.

'서울하수도과학관'(2,365㎡)은 중랑물재생센터의 하수처리시설을 지하공간에 집약하고 기존 건물은 리모델링해 하수도에 관한 전시장과 체험·참여시설이 있는 생활 속 환경시설로 조성됐다. 과학관 주변으로는 물순환테마파크와 다목적 놀이터 등 주민친화시설이 조성됐다.

개관기념 '새활용 축제'는 개관일부터 오는 10일까지 ①배울거리 ②볼거리 ③먹거리, 3가지 테마로 열린다.

첫째, '배울거리'는 ▲국제 컨퍼런스 ▲대상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현장학습을 통해 새활용과 자원순환의 가치를 배워보는 행사다.

▲새활용 국제 컨퍼런스(13:00∼18:00, 1층 꿈꾸는 공장) : ‘업사이클링, 디자인 그리고 사회’를 주제로 교육과 일상, 비즈니스와 산업, 소재와 기술 측면에서 새활용의 역할과 가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국내외 새활용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자리다.

▲교육 프로그램 : 어린이들이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새활용을 체험해보는 ‘새활용 놀이’, 입주 디자이너들과 유리병, 폐트병 등 재료를 새활용 제품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교육 ‘새활용 스튜디오 상상’, 새활용에 관심 많은 시민과 예비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새활용 상상’ 등이 마련돼 있다.

▲현장학습 : 일상에서 버려지는 폐자원이 새 가치를 얻는 자원순환 흐름을 서울새활용플라자 현장에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일 2회 진행된다. 월1회 특별 현장학습은 서울하수도과학관,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 중랑물재생센터 등 주변 시설과 연계해 서울시 자원순환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참가 희망 시민은 서울새활용플라자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하면 된다.

둘째, '볼거리'는 ▲새활용 전시 ▲야외행사 ▲이벤트 ▲공연 등 9개 프로그램이 열린다.

대표적으로, 개관 기념 특별전시회 ‘2017 서울새활용전’ (9.5.∼12.10.)은 ‘지구를 위한 약속’이라는 주제 아래 세계적인 새활용 작가인 피트 하인 이크(Piet Hein Eek)의 대표작과 서울새활용플라자 입주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야외광장과 새활용 거리에서는 친환경·수공예 작가 마켓으로 잘 알려진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과 전라북도 장수군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수모이장 ‘팜파티’,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나와 나눔실천에 동참하고 판매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나눔장터’가 각각 열린다.

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환경디자인 전문가인 윤호섭 국민대 명예교수와 함께하는 ‘새활용 티셔츠 이벤트’(9.5. 11:00∼12:00)도 주목할 만하다. 서랍 속 잘 안 입는 티셔츠나 색 바랜 티셔츠를 가지고 오면 윤 교수가 직접 친환경 물감을 활용해 새활용 티셔츠로 변신시켜주는 이벤트.

이 밖에도, 악취제거, 수질정화, 산화방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유용미생물(EM) 발효액을 선착순 무상 배분(9.5.∼8. 2층 친환경산업체험학습센터)하고, 개관일과 주말에는 인디밴드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열린다.

셋째, '먹거리'와 관련해서 개관일과 주말에 새활용 거리에 푸드트럭 4대가 영업해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또,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장수모이장 팜파티에서는 새활용 제품뿐 아니라 유기농 친환경 먹거리 음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을 시작으로 서울하수도과학관, 중랑물재생센터,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 등이 입지한 이 일대를 국내 최대의 새활용·자원순환 에코타운으로 조성해나가겠다”며 “‘자원순환도시 서울 비전 2030‘에서 목표한 ‘쓰레기 제로(Zero Waste) 도시 서울’, ‘세계 자원순환 수도’, ‘세계 최고의 환경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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