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100년 넘은 기업 6개
핵심은 장수기업의 DNA

[투데이경제 김행철발행인] 한국은행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2백년을 넘은 기업은 52개국에 총 7,212개다. 일본에 3,113개, 독일 1,563개, 프랑스 331개 등이지만 한국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최근 재벌탓컴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는 1백년을 넘은 기업이 두산을 비롯해 6개 있을 뿐이다. 물론 근대적 기업 형태가 도입된 역사가 짧고, 장수기업이 곧 일류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각국의 장수기업들이 1980년~1990년대 이어진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발판의 역할을 한 것 만은 분명하다. 이 기간 장수기업의 도산율은 채 1%도 되지 않았다.

 

독일이 견고한 경제성장과 함께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잘 버틸 수 있는 비결은 '미텔슈탄트'로 불리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덕분이다. 오랜 세월 한 우물을 파며 확보한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한 1,300여개의 강한 중소기업들은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중 3분의1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우리 경제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이어져온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가 내 놓는 백 가지 처방이 별무효과인 상황에서 좁은 내수시장의 성장한계를 해외시장에서 극복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1,0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27.2년에 불과하다. 근대기업의 출발이 늦었다 해도 주기가 너무 짧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국가경제의 굳건한 토대가 되는 장수기업의 DNA를 더 쌓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다. 핵심은 장수기업의 DNA이다.

시시각각 펼쳐지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1백년 장수기업으로 성장하게 해준 그들만의 DNA는 어떤 것일까. 혁신적인 제품개발, 글로벌 신시장의 개척, 차별화된 핵심기술력,, 대체 어떤 것이 기업을 살리고 국가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일까.

 

국내시장의 좁은 벽을 뚫고 글로벌 신시장의 개척으로 세계적 강자대열에 올라 있는 몇몇 기업들이 눈에 띈다. 차별화된 핵심기술력을 앞세워 국내외시장을 주름잡는 이른바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들이다. 이들의 성장DNA라 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과 시장지배력이 뿌리내릴 수 있다면 이들은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 닫힌 성장판을 깨고 훨씬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풍토의 모범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몇몇 간판기업의 맹활약에 경제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한국의 시장과 경제. 이대로는 안된다.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와이지-1(YG-1)이라는 회사는 쇠를 깎는 절삭공구의 일종인 ‘엔드밀’ 전문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YG-1’이라는 독자상표로 공구의 본 고장인 독일과 일본에 수출되며, 세계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오토바이 헬멧의 대명사인 ‘HJC’는 2005년 11월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극찬한 회사다. 세계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연구개발 능력이다.

 

대구성서공단에 있는 ‘캐프’라는 회사는 자동차 와이퍼라는 한 분야에만 집중하여 이 시장의 세계5대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전시 중구에 있는 오토바이 경기복 제조업체인 ‘한일’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미국, 일본, 유럽의 세계적인 오토바이 의류회사들이 한일의 고객들인데,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유럽에서 40%, 일본에서 80%에 달하고 있다.

 

이외에도 눈에 띄는 강소기업들은 많다. 헤어드라이어를 생산하는 유닉스전자, 캐릭터완구 전문업체 오로라월드, 프라스틱금형 핫러너 제조업체인 유도실업 등, 그들은 이미 독자적인 핵심경쟁력을 보유하여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핵심은 성장 DNA이다. 이 기업만의 성장DNA는 어디서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발전되는가, 100년 기업을 내다보는 모든 기업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지금부터 그것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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