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 행복주택, 115세대 첫 입주자 모집

기후변화,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오는 2050년엔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실마리로 제로에너지 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화석연료로 만든 발전소 전기를 쓰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이 ‘0’이다. 환경도 살리고 전기요금까지 줄여 일석이조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쉽게 말해 에너지 자립을 이룬 건축물을 말한다. 고성능 단열자재, 차양 등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패시브 요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지열 등 무공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했다. 여기에 건축물 이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 요소를 융합한 건축물이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국토교통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신산업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축 건축물의 70%를 제로에너지화했을 때 130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건물 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36%에 해당한다. 2030년까지 500㎿급 화력발전소 10개소를 대체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연간 약 1조 2000억 원의 에너지 수입 비용을 절약하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올해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2020년에는 공공부문, 2025년에는 민간부문으로 의무화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로 연간 10조 원의 추가 투자와 10만 명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에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 주택 단지가 조성된다. 올해 8월 준공 예정이며, 11월 첫 입주자를 받는다.(사진=노원구)

난방 에너지, 일반주택 대비 96.9% 절감

주거 목적으로 세워진 제로에너지 건축물이 바로 제로에너지 주택이다. 제로에너지 주택은 태양광 발전, 지열 히트펌프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단지 내 필수 에너지 사용량의 60%를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에너지 생산 주택단지다. 고성능 단열, 창호 등의 자재로 바깥과 실내 공기를 차단해 집 안의 냉기나 온기를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다.

서울 노원구에서는 이처럼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입주자를 모집한다. 노원구 하계동에 8월 말 준공되며 115가구를 산업단지형 행복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행복주택은 39㎡형 36세대, 49㎡형 49세대, 59㎡형 30세대로 구성된다.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전기료도 저렴하다.

앞서 구는 제로에너지 주택 조성을 위한 실험용 주택을 설치하고, 24시간 에어컨을 틀어 25℃를 유지할 때 사용하는 전기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같은 면적의 일반주택에서는 700㎾를 사용해 전기료가 37만 4000원에 달했으나 실험용 주택의 경우 233㎾로 5만 원 정도가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및 국민 주거비 절감을 위해 2013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주거환경연구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실증단지는 단열, 기밀 등 건축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설비 기술을 이용해 5대 에너지(콘센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제외)인 난방, 냉방, 급탕, 조명, 환기 에너지를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주택의 실제 절감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실증단지 구축에 앞서 실험용 단독주택(이하 실험주택)을 건설해 측정한 결과, 지난겨울(2016년 11월~2017년 2월) 동안 실험주택의 난방 에너지 사용량은 221kWh로 일반주택의 난방 에너지 사용량인 7242.9kWh 대비 96.9%가 절감돼 에너지 절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주택이 효율이 낮은 펠릿보일러를 사용해 제로에너지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실증단지는 지열난방을 통해 실제로 제로에너지를 달성해 주거비 절감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펠릿보일러는 숲 가꾸기 산물 등을 파쇄·압축해 만든 목재 펠릿을 연료로 하는 보일러다.

국토교통부는 노원구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 결과를 토대로 제로에너지 주택 보급 활성화를 위해 주택 에너지 성능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제로에너지 주택 자재 후속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로에너지 주택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국토교통부 누리집(정책자료)에 공개하는 등 민간 공유를 통해 국내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김포·오산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사업

한편 국토교통부는 합리적 비용(리츠 결합)으로 냉난방 등 에너지 효율을 누리는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사업’을 세종시·김포시·오산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지난 7월 6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단독주택의 장점인 쾌적한 전원생활, 층간소음 해방, 건강한 육아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단독주택을 직접 건축하거나 구입할 때의 경제적 부담과 이주 시 환금의 어려움, 겨울철과 여름철의 냉난방비 부담 등이 대표적”이라고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조성되는 단독주택 단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쇼핑, 의료 등 주거환경이 우수한 전국 3곳의 신도시에서 동시에 건설된다. 모든 주택에는 개별 주차장과 앞뒤 정원, 다락방이 있고 유형에 따라 테라스와 작업실을 갖춘 곳도 있다.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은 전기료, 냉난방비 등 동일 규모의 기존 일반 아파트 대비 약 65%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년 9월 공모를 통해 리츠[(주)패시브하우스순환형임대주택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하고 영업인가를 받아 자산관리 회사로서 사업 전반의 관리를 담당한다. 그리고 케이프투자증권(자금 조달)+포스코에이앤시(A&C, 설계·시공)+더디벨로퍼(임대관리·PM)가 건축 인허가 및 토지 매매 등 사업 준비를 마친 후 올해 하반기 착공 및 임차인 모집에 나서고 2018년 12월 준공해 입주시킬 예정이다.

[제로에너지 행복주택 입주 방법은?]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서울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의 입주자 선정 등은 향후 실증단지 운영을 담당하는 노원구에서 진행한다. 이번 입주자 모집은 기존과 달리 신기술 활용 방안,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등에 대해 예비 입주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한 후 면접을 통해 최종 입주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입주 대상은 신혼부부, 고령자, 산업단지 근로자다. 이 중 노원구(1순위) 또는 서울시(2순위) 거주 신혼부부에게 70가구, 노원구 거주 고령자에게 12가구를 우선 공급한다. 나머지 33가구는 노원구 또는 연접 지역(서울, 구리, 남양주, 의정부)에서 근무하는 산업단지 근로자,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일반 공급한다.

입주자 선정 일정은 이렇다. 우선 입주자 모집 설명회를 열어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와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을 소개한다. 접수는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노원구청 지하 1층 통합방위상황실에서 받고, 예비 입주 대상자 선정 결과는 10월 20일에 발표한다. 공급 예정 세대의 1.5배수 내외로 선정한다. 이후 10월 27~28일과 11월 3~4일에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와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에 대한 기본교육을 거쳐 11월 11~12일 이틀간 최종 입주자를 선정하고, 11월 15일 최종 입주자를 발표한다. 입주는 11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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