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임원이 등록취소 전에 사임하였더라도 해당 처분은 적법

▲ 서울특별시

[투데이경제] 서울시는 ‘선불식 할부거래(상조) 회사의 등록취소’와 관련한 소송에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임원이 서울시의 회사 등록취소 이전에 사임해 등록취소처분 당시 결격 사유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서울시의 상조업 등록취소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7.4.26.선고 2016두46175)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불식 할부거래업, 일명 상조업은 통상적인 거래와는 달리 소비자가 매월 소액을 납부하고,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제공받게 되는만큼 상조회사의 지속성과 도덕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상조회사가 등록취소 될 경우 장기간 돈을 납입하였던 다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일시에 발생하게 된다. 2차, 3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등록취소 당시의 상조회사의 임원 또는 지배주주가 다른 상조회사의 임원 또는 지배주주를 영위할 수 없도록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을 통해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대법원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이 취소될 당시 임원 또는 지배주주였던 사람이 다른 선불식 할부거래 회사의 임원 또는 지배주주인 경우에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이 회사의 등록도 취소하여야 하고, 해당임원이 사임하는 등 등록취소 처분 전에 결격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하더라도 등록취소를 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것이다.

즉, 등록취소처분 당시 지배주주나 임원이었던 등록결격사유자가 회사 이름만 바꾸어 계속 상조업을 영위해나가는 것을 막고 할부거래법상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결격사유에 대해 엄격하게 규율함으로써 상조업체의 건전성을 높이고 소비자를 보호하고자 한 입법취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이번 판결은 향후 동일한 쟁점으로 진행 중인 여러 소송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판결은 1, 2심에서 기각결정이 난 상황이었으나, 서울시의 상고로 대법원까지 가게 된 안건이다.

대법원은 할부거래법 제40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하고 있는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는 일반적으로 ‘결격사유가 발생한 사실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문언에 따른 자연스러운 해석이며 행정청이 등록취소 처분을 할 당시까지 등록결격사유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위 조항의 문언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에 환송한다고 선고했다.

다만 대법원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나 영업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기 위해, 선불식 할부거래회사가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도 책임주의 원칙에 비추어 결격사유의 발생을 회피하는 것을 당사자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 위반을 비난할 수 없는 정당한 아유가 있는 경우까지 등록취소처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제한을 두고 있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이번 판결로 인해 상조업체 등록결격사유업체가 더 이상 편법으로 영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며, “건전한 상조업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이번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고, 앞으로 선불식 할부거래업이 적법하고 올바르게 운영되도록 유도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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