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점은 한국은 수출주도, 첨단, 기술 기반 경제를 통해 성공적 경제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수출주도, 첨단, 기술 기반 경제는 브렉시트 지지세력과 영국산업연맹(CBI) 등에서 항상 얘기해온 전략이다.”

한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 경제가 뒤따라야 할 롤모델이라는 주장이 영국에서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천 스퍼리어(Christian Spurrier)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브렉시트 후 영국이 번영을 누릴 수 있을지는 한국에서 알 수 있다> 제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스퍼리어는 먼저 “브렉시트 후 영국이 나아갈 길을 둘러싼 논쟁에서 놀라운 건 아직 한국을 언급하는 걸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포스트 브렉시트 모델 국가로 가장 흔히 거론되는 스위스나 노르웨이, 캐나다는 우리와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영국이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인구가 5000만 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고 면적은 10만 ㎢ 정도이다. 영국이 6000만 인구에 13만 ㎢이니 그다지 차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영국처럼 한국도 고도로 도시화돼 있다. 서울은 초대형 도시로 런던보다도 인구가 많다. 두 나라 모두 유럽 대륙의 어떤 나라보다 작다”며 “한국은 영국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창의적인 ‘소프트 파워’를 주축으로 번영하고 있다. 한국의 인지도는 K팝과 K드라마 덕에 크게 높아졌다. 가수 싸이가 대표적인 K팝은 아시아 젊은 세대가 가장 즐겨 듣는 음악이고, K드라마는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퍼리어는 이어 “한국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수입 급감,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따라 한국의 삶의 수준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이같은 경제적 성공 이유로 교육과 기술에 대한 막대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일련의 양자 무역협정(FTA) 체결 등 두가지를 꼽았다.

스퍼리어는 “2007년 한미 FTA 체결로 모든 게 시작됐다”며 “이후 한국은 중국, 캐나다, 호주와도 유사한 협정을 맺었다. 대부분은 늦어도 2015년 말부터 발효되면서 한국은 이제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요 경제국과 자유무역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과 영국의 차이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이민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경제적 부를 이루었고 역사적으로 제국을 세운적도 없다”며 “사실 한국은 지구상에서 민족 및 문화적 동질성이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로, 최근 인구조사에서 98%가 한국계라고 답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영국 전역에서 수백만이 자유로운 노동력 이동에 따른 이주의 물결로 일자리를 잃는 고통을 겪었다”며 “한국과는 달리 영국은 이미 다양성이 큰 국가가 되었다. 백인이 아닌 인구 비율이 일부 도시에서는 40%에 달한다”고 두 나라의 차이를 설명했다.

스퍼리어는 “영국이 직면한 과제는 어떻게 홀로서기를 하면서 한편으로 외부지향적 태도를 유지하는 가”라며 “식탁에서 브렉시트 논쟁이 다시 불거질 경우 한국은 영국은 끝났다는 비관주의 주장에 대한 적절한 반박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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