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편한 길로 간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창조적인 사람들을 배척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된 직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창조적인 생각은 그 안정성에 해를 입힌다. 사회를 바꿀 수 있을 만한 아이디어는 묻히는 것이 당연하고, 묻혀가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다.

 우리나라 미디어 종사자들의 비(非)창조적이고 그저 유행에 묻어가면서 쉽게 가고자 하는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들 중 하나는 먹방이다. 다 똑같다. 물론, 예전부터 어머니께서 참고하시곤 했던 요리 프로그램, 식당들로 하여금 ‘어느 방송에 소개되었다’는 간판을 붙이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비롯한 먹방은 많이 있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뭔가 다른 느낌이다.

 먹방 열풍은 뜬금없이 대중으로 하여금 ‘셰프’라는 단어를 쓰게 만들더니, 요식업계에서 성공을 거둔 ‘요리 연구가’ 백종원을 시작으로 여러 요리사들을 스타로 만들어 대중에게 소개시켰다. 대중은 스스로 미식에 대한 감을 익혀가지 못하고 미디어가 소개하는 대로 어떤 매뉴얼을 따라 맛을 찾아 나선다. 여기저기서 이렇게 먹으라, 저것을 먹으라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래로 기독교, 불교 등 여러 종교는 식탐을 큰 죄악으로 여겨왔다. 물론, 미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방면에 이렇게 많은 시선이 몰린 것은 문제가 있는 듯 느껴진다.

 먹방은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바대로 이미 한참 전에 일본에서 유행하다가 지금은 시들어버린 바 있는 아이템이다. 예전부터 그랬듯이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을 쫓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디어 쪽만 욕할 것도 없다. 모든 방면이 다 비슷하다. 음악 쪽은 그렇지 않은 한 때가 있었는데, 그것은 무너진 지 오래다.

 오디션 TV나 먹방 같은 현재 대세인 프로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이는 유행을 따르지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 받기 쉽다. 그저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남들이 ‘예’ 할 때, ‘아니오’라고 하면 외면당한다. 그것이 ‘공무원이 최고로 선호되는 직업’인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창조적이지 말자. 그저 시류를 따라가다가 한탕 기회를 노리면 된다. 그 시류를 만드는 이들은 미디어인데, 그 미디어에는 철학도 혼도 없다. ‘시청률’, ‘복지부동’, ‘무철학’도 철학이라면 철학이다. 그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따라가면 쉽고 편하다.

저작권자 © 투데이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