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전문업체, 셰어하우스 기업 등 2개 회사를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 김정현(31) 대표. 김대표는 열여덟 살에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중고 전자제품을 싼 가격에 사서 파는 일이었다.

“당시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학교생활에도 별 흥미가 없었죠. 그래서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에 친구들을 대상으로 중고 MP3 플레이어와 전자사전을 팔기 시작했어요.”

소규모였지만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 중고 제품을 거래하는 사이트가 없다는 점에 착안한 그는 사업을 확장해 온라인 판매에도 나섰다. 한 달 매출이 400만~500만 원을 기록하자 그는 대학 진학을 후순위로 미뤄두고 바쁘게 지냈다. 그러다 스물한 살에 가톨릭대 경영학과에 입학했고, 우연히 사회적기업을 알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대학 2학년 때 우연히 외국의 사회적기업 사례를 보게 되었어요.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생겼고, 사회적기업 케이스 스터디그룹 ‘넥스터스’에 가입했죠. 그러던 중 어르신들이 계시는 복지시설로 봉사활동을 나갔는데 난청이 있는 어르신들이 비싼 가격 탓에 보청기 구입을 망설이고 계시더라고요.”

김정현 대표는 열정과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돈이 없어 듣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

김 대표가 2010년 보청기 업체 ‘딜라이트’ 창업 당시 세웠던 목표다.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기존에 150만~200만 원 하던 보청기 가격을 34만 원으로 낮췄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기존 보청기가 고가인 이유는 유통구조 때문이었어요.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청기의 80% 이상이 수입 제품인데, 외국 보청기는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와 조립하다 보니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더라고요.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제품을 표준화한 것도 한몫했다.

“보통 보청기를 구매할 때 그 사람의 귀에 맞게 표본을 뜬 뒤 맞춤형으로 제작해요. 그러다 보니 인건비 등의 비용이 많이 들게 되죠. 하지만 저희 회사에서는 한국인의 평균 귓속 모양을 토대로 데이터로 분석해 표준화했어요. 개인 맞춤형 과정을 없애고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거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10년 7월 시작한 보청기 사업은 2011년 연매출 20억 원, 2012년에는 월매출 3억 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그는 2010년 고용노동부 주최 소셜벤처경연대회 대상,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대한민국 인재상, 2013년에는 ‘제1회 대한민국 사랑받는 기업’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가 보청기를 개발하고 2010년에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소셜벤처경영대회에 참여하게 됐어요. 다행히 가치를 높게 인정받아 대상을 받게 됐죠. 3000만 원을 상금으로 받아 보청기 업체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었어요.”

돈이 없어서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보청기 사업에 이어 이번에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현재 주력 중인 셰어하우스 ‘우주’ 사업 시작의 발단이 됐다.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기본
스스로 경쟁력 갖춰야 성공

셰어하우스는 일종의 공동주택으로 각자의 방을 제외한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의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기존 셰어하우스에서 보증금과 월세를 대폭 낮추고 인테리어에도 신경 썼다. 2013년 2월 종로에 1호점을 오픈한 ‘우주’는 현재 서울에만 2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160여 명의 입주자가 ‘우주’     안에서 살고 있고, 입주 대기 신청은 2000건이 넘는다.

물론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김 대표는 과거 위기의 순간을 회상하며 성공 요인으로 “본질에 집중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꼽았다.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해요. 조직이나 사회가 나를 보장해주지는 않아요. 어떤 상황에 놓여도 스스로의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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