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도중에 계약을 해지하고 돌려받은 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5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에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8조4천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해지환급금은 보험 만기 전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고 찾아 가는 돈이다. 해지환급금은 보험사가 산정한 사업비 등을 떼고 환급해주는 것으로 매달 낸 보험료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런데도 도중에 보험을 깨는 사람이 늘면서 해지 환급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것은 어려운 경제 형편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며 보험까지 깨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의 해지환급금은 2002년부터 연간 13조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세계 금융위기가 닥쳐온 2008년 17조7천885억원까지 급증했다.

손해보험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저축성·보장성 등 장기보험 해약이 급증하고 있다.

손보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장기해약 환급금 규모는 9조8천999억원으로 역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장기해약 환급금 역시 2012년 8조4777억원에서 2014년 9조1245억원으로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하며 10조원대를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지 환급금이 늘어난 건 빚을 갚기 힘든 한계 가구를 중심으로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에서 대출받기는 어렵고 목돈은 필요한 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보험을 해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