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규 (주)이솔 대표

1월 12일 서울 광화문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해외취업 특강. 이날 강연자로 나선 박창규 ㈜이솔 대표(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해외취업 전문가)가 맨 앞자리에 앉은 청년에게 전공이 무어냐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직 대학 입학 전”이라는 것.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참가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취업시장의 큰 변화 중 하나다.

박창규 ㈜이솔 대표가 1월 12일 서울 광화문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해외취업 특강의 멘토로 연단에 섰다.

박 대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에서 취업특강 요청이 오면 고등학생들이 당장 취업 준비를 할 필요가 있냐며 거절했지만, 최근 특성화고등학교 등의 고등학생들을 보면 대학생보다도 취업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대학 식품영양학과 학생이 관련 자격증 하나 있을까 말까 하다면 특성화고 학생은 한식, 양식, 중식은 물론 바리스타, 소믈리에 자격증까지 갖췄다는 거다.

특히 당장 현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해외에서의 취업을 원한다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졸업 뒤 해외취업으로 1, 2년 경력을 쌓고 필요할 경우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인 특례입학제도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빠른 취업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조언이다.

이어 박창규 대표는 “해외취업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미래직업군을 설정해놓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써 해외취업을 활용하라”는 얘기다. 해외에서 우선 취업한 뒤 진학은 취업 뒤로 미루는 것도 괜찮으니 일찍 경력을 쌓는 데 해외취업을 활용하라는 의미다.

물론 해외취업에 성공하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그가 말하는 해외취업 준비 방법은 첫째, 대·중소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해외직접투자기업 등 자신이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을 뽑아 철저히 분석하는 것.

둘째, 스스로 얼마만큼 준비가 돼 있는지 전공, 역량, 자격증 등을 토대로 지원 가능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선 지원자의 ‘잠재능력’보다 당장의 ‘직무능력’을 중시하므로 전공에 따라 진로를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어학능력 역시 공인어학성적이 아니라 실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화 영어로 공부하는 이들은 면접 상황을 가정해 통화한 것을 녹음해 입사지원서에 첨부하면 영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앞선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보내는 것이다. 그는 특채로 한국은행에 입사한 자신의 경험을 들어 “정규 채용 시즌이 아니더라도 인사 담당자에게 매달 지속적으로 이력을 추가해 지원서를 보내라”고 귀띔했다.

더불어 박 대표는 정부 지원제도를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K-무브 스쿨’은 최종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생 대상으로 청년들에게 강점이 있거나 신흥시장 개척이 가능한 분야에 대해 3~12개월간 교육한 뒤 해외취업을 연계해주는 사업이다. 올해 첫 시행을 앞두고 있는 ‘청해진(청년해외진출)대학’은 해외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학과 또는 과정)을 선정하고, 해당 국가가 선호하는 직업에 맞춰 저학년 때부터 최장 2년간 직무, 기술, 어학, 문화를 통합한 해외취업 과정을 이수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한 2500명에겐 해외취업 성공장려금도 지급된다.

박창규 대표와 청년들의 일문 일답

Q. 해외의 구인기업 정보는 어떻게 찾나.
A. 정부에서 운영하는 월드잡플러스 누리집(www.worldjob.or.kr)에는 100여 가지의 채용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이 밖에 글로벌job센터(www.globaljobcenter.co.kr)와 사람인, 잡코리아 등 일반 구인·구직 누리집에서도 해외채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Q. 국제관광을 전공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출해야 하나.
A. 관광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어 미래 직업군부터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공사, 외항사, 호텔, 여행사, 외식 프랜차이즈, 마이스(MICE)산업 등 미래직업군에 따라 해외 진출의 첫발을 어디로 내디딜 것인지가 결정된다. 다만 관광 관련 전공자는 해외 체류 경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Q. 국제기구에 취업하려면 무엇부터 알아봐야 하나.
A. 국제기구 직원 가운데 한국인의 비율은 0.6%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적은 이유는 언어 문제가 가장 크다. 또한 석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하다. 1, 2년간은 무조건 무급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Q. 전공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이제 와서 새로운 전공 공부를 하긴 늦다. 본래의 전공을 활용해서 갈 수 있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 해외에서는 부전공, 복수전공을 크게 인정해준다. 또한 직무와 연관된 수업을 6학점 이상 이수하면 관련성을 인정해준다. 전공과 다른 직무에 지원할 땐 교수님 등의 추천서를 잘 준비해야 한다.

Q. 4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세 번 이상 이직했다. 문제가 될 수 있나.
A.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외국 기업에서도 잦은 이직 이력을 반기진 않는다. 또한 해외에선 우리나라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졸업을 유예하거나 오랜 기간 휴학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 졸업 유예를 1년 이상 하면 비자 발급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

Q. 해외에서 선호하는 한국인의 직업은 무엇인가.
A. 정보기술(IT) 분야와 (제품)디자인 등이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스킬을 따라오지 못한다. 이 분야에선 언어만 되면 출국 뒤 3~4개월 내 취업이 가능하다. 포트폴리오만 잘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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