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주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합계출산율 1.5명 달성…노인빈곤율 39%로 낮추는 것 목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얘기할 때 저출산과 고령사회를 빼놓을 수 있을까? 연일 저출산시대다, 고령사회가 임박했다는 뉴스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개최,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실천할 과제들을 담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에 따라 결혼에 가장 큰 부담인 주택문제 해결과 만혼과 비혼의 가장 큰 장애요인인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대책들이 실행될 예정이다. 또 다가올 고령사회에 대한 고용·산업 측면의 구조적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의 과제들도 추진된다. 


구체적으로 기본계획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이를 통해 정부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김헌주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을 만나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 정책관과의 일문일답.

 

▲김헌주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나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청년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남성 육아참여 활성화,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조성,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일·가정 양립의 사각지대 해소 등을 통해 맞벌이도 둘째를 꿈꿀 수 있는 대책을 담았습니다.


아울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안정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후 소득·건강 보장을 위한 제도도 내실화했습니다.


또 전업주부, 일용직 근로자 등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 ‘1인 1국민연금’ 시대를 본격화하고 주택연금을 대폭 활성화해 노후소득 보장의 수준을 올리는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한 여성·고령자·외국인력 활용대책,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고령친화산업 육성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 이 같은 저출산·고령사회와 관련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 배경은요?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를 우리사회의 심각한 위험요인으로 판단하고 지난 2005년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 정부 각 부처가 참여하는 5년 장기계획을 수립해 왔습니다.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에 이어 올해는 제2차 기본계획(2011~2015)이 마무리 되는 해로 향후 5년간 추진해 나갈 제3차 기본계획(2016~2020) 수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사회는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겪고 있지요. 쓰나미 같이 다가올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에 미리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여집니다.


당장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요 2018년부터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수립하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겠죠.


- 지난 1,2차 기본계획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요?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요?

지난 10년간 난임시술비 지원 등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원, 전계층 무상보육 확대, 육아휴직급여 정률제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도입 등의 저출산 대응 인프라를 확충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2005년 1.08명까지 떨어졌던 합계출산율을 지난해에는 1.21명 수준으로 일부 반등시켰으나 지난 10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회복세는 미약한 상황이죠.


난임시술비 지원, 육아휴직 정률제, 무상보육 등이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는 있었으나 여러 원인들로 인한 만혼 추세의 심화, 경제 상황의 불안정 등으로 정책효과가 반감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령화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 소득보장 강화, 노인의료비 지원 확대, 60세 정년 법제화와 같은 고령 사회 대비 등을 통해 안정된 노후생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 도입으로 노인빈곤율 4%p 감소,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으로 연간 노인의료비 0.8조원 감소 등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노인 빈곤율은 여전히 높고 기대수명에 비해 건강수명의 격차가 8.4년에 이르는 등 어르신들은 건강하지 못한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1·2차 기본계획과 비교하면 3차 계획에서는 어떤 것들이 달라지나요?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응을 평가한 결과,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기혼가구 보육부담 경감에서 청년일자리, 주거 등 결혼의 일차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기반 조성에서 기존 제도의 내실화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또 비용지원 위주의 접근 방식에서 전 사회적인 실천과 문화개선으로 전환하고자 했고요.


고령사회 대책의 경우 그동안 도입된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내실화를 통해 노후대비 격차를 줄여나가고 노후소득보장과 건강수준 제고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또 그동안 노인복지 중심으로 고령사회대책을 추진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생산인구 감소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잠재인력 활용을 활성화하고 고령친화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 3차 기본계획에서 강조하고 싶은 혜택들이 있다면요?


결혼의 가장 큰 부담인 신혼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14만호의 신혼부부 전용 전·월세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특히 출퇴근이 편리하고 주거 환경이 좋은 행복주택 단지에 신혼부부용 투룸 주택을 현재 3만 5000호에서 5만 3000호로 늘릴거고요.


또 하남 미사 등 5개 대규모 행복주택단지에 아동양육시설이 대폭 확충된 ‘신혼부부 특화 행복주택단지’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근로시간단축, 임금피크제 등 노동개혁을 통해 향후 5년간 37만개의 청년일자리를 만들어 안정된 직장을 기반으로 청년들이 적정 시기에 결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대폭 확대할 방침입니다. 21만 난임부부를 위해 2017년부터 난임 치료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직장여성들이 난임 치료와 회복에 필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난임휴가제’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또 내년부터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부담이 컸던 초음파, 1인실 등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2017년부터는 건강보험진료의 본인부담이 실질적으로 없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제3차 기본계획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1.5명을 달성하고 노인빈곤율을 39%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인구구조가 안정화되고 ‘노년이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3차 기본계획의 명칭을 ‘브릿지플랜 2020’으로 브랜드화했습니다.


- 향후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지난 10년의 경험은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고 정책 추진하는 것만으로는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이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죠. 생명을 존중하고 남성의 육아참여가 보편화되며 아이 때문에 직장에서 손해 보거나 눈치 보는 일이 없어야 저출산은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은 정부의 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문제이죠.


향후 5년간 전사회적인 저출산 극복 실천 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 참여와 실천을 부탁드리며 정부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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