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별한 아빠들의 육아 노하우]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안녕하세요. 특별멘토와 아빠학교장이며 기범아빠인 권오진입니다. 이제 아이들이 모두 대학생이 되어서 딸아들바보에서 아내바보로 전향을 했답니다.


지난 20여년 간 5000가지의 놀이를 만들고 놀아줬지만 사실, 모든 놀이는 쉽습니다. 단지 놀이의 접근법을 몰라서 어려워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10여넌 전부터 ‘하루에 1분만 놀아줘도 누구나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을 해왔고 이를 놀이의 4대천왕으로 일컬어지는 1분놀이, 셀프놀이, 취침놀이, 원격놀이를 통해 논리적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쉬우니 따라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니 가장 아쉬운 것은 시간입니다. 20여년이 후다닥 흘렀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어릴 때 많이 놀아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행복합니다. 또한 나와 가까운 관계가 있는 사람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내도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삽화는 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다니는 4학년 딸 권규리가 그렸습니다.
 

1. 좋은 아빠란 뭐예요?


좋은 아빠란 친구와 같은 아빠예요. 하지만 정확한 의미에서 좋은 아빠란 ‘친구와 같은 아빠+엄격한 아빠’입니다. 엄격한 아빠란 아이에게 집에서의 규칙을 지키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TV나 인터넷을 많이 하는 아이에게 적절한 시간을 정하고 지키게 하는 것이지요. 이때 구두로 하지만 아이의 상태에 따라서 때론 종이에 포스터와 같이 적은 후, 거실에 붙여 놓으면 됩니다.


그리고 TV의 경우 시청하는 시간을 정했다면 부모들도 함께 그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답니다. 만일 아이만 지켜야 하고 어른은 예외라고 한다면 아이는 절대 신뢰하지 않고 동의하지 않지요. 그러므로 부모의 권위는 스스로 내세우려고 하지 않아도 아이의 의무를 관리함으로써 저절로 생기게 됩니다.

 


2. 놀이의 원칙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면 ‘안돼’라고 하지 않습니다. 좋은 아빠들도 가끔 저지르는 실수가 아이가 놀아달라고 할 때 “안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 피곤하거나 바빠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때 아이의 속마음은 심각한 상태로 ‘아, 아빠가 나를 싫어하는구나’, ‘역시 아빠는 무서워’라고 생각하기 쉽답니다.


그러므로 다음에 아빠가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면 속으로는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일단 제동이 걸리면서 나갈까, 말까를 고민한답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상황은 가끔 놀아주는 아빠에게서 이런 상황을 아이가 겪는다면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즉, 아빠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바뀌면서 때론 고착화가 되기도 합니다.


만일 피곤한 상황에서 아이가 놀아달라고 할 때라도 1분이라도 놀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오늘 아빠가 너무 피곤한데 다음에 많이 놀아주면 안될까?”라고 하면 됩니다.


3. 놀이의 종결자, ‘놀이의 4대천왕’


1분놀이가 뭐예요?


1분놀이란 아빠가 아이와 1분만 놀아줘도 아이가 만족하는 놀이입니다. 그 때 아이에게는 바로 신경과학에서 말하는 엔도르핀이 다량 생성되지요. 1분놀이의 특징은 잠깐 놀아줬는데 아이가 크게 웃을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아이와 하는 손바닥 힘자랑의 경우를 봅시다. 아빠가 퇴근해서 현관문을 여는데 아이가 달려온다. 바로 놀아달라는 메시지입니다. 이런 경우 “아빠랑 힘자랑 해볼까?”하면 아이는 종류에 상관없이 좋다는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 서로 서서 양 손바닥을 마주대고 밀기를 합니다. 이때 아빠는 힘을 많이 주는 듯 하다가 일부러 밀리면서 뒤로 넘어집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이고 아파라”라고 외치면서 졌다고 항복을 합니다. 바로 이길 듯, 말 듯한 아빠의 액션에 아이는 그만 자지러지게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놀이가 끝나면 아이를 꼭 껴안아주면 됩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아빠는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었고 아이는 놀았으므로 일단 만족합니다. 이때 만일 아빠가 피곤하다면 아이와 협상을 하면 됩니다. “오늘 아빠가 너무 피곤한데 내일 놀아주면 안될까?”라고 아이에게 제안을 하고 결정을 기다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순순히 그 청을 대부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동안 아빠들이 놀이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놀이을 중단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1분놀이를 알게 되면 아이와의 놀이에서 ‘브레이크 사용법’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며 놀이가 어렵다는 관념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셀프놀이는 어떻게 하나요?


아빠가 퇴근 후 집에 도착했는데 피곤하면 방에 들어가서 그냥 자고 싶습니다. 그런데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가 반갑게 달려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이때 셀프놀이를 하면 됩니다. 이 것의 특징은 아빠는 힘이 하나도 들지 않고 오직, 아이만 힘이 드는 놀이입니다.

 


종이컵 불기 놀이가 대표적인 놀이입니다. 아빠는 거실의 소파에 그저 앉아있으면서 “잘한다”라고 응원만 하면 됩니다. 아이는 포복으로 종이컵을 불면서 3미터 앞에 있는 베게를 왕복하고 오면 됩니다. 그런데 어른이라면 30번 정도로 왕복이 가능하지만 아이는 50번 이상의 날숨을 힘차게 불어야 합니다. 아이는 금방 방전이 됩니다. 이 놀이 후 “아빠랑 더 놀까?”라고 하면 아이가 도망갑니다.


풍선오래치기도 멋진 놀이입니다. 아빠는 소파에 앉아있고 아이가 한손 혹은 양손을 사용해 풍선 오래치기를 합니다. 아빠의 역할이란 아이가 풍선을 칠 때마다 숫자를 세어주는 것입니다. 7세 아이의 한계는 90번 정도인데 70번 정도를 치면 아이의 팔은 약간의 경련이 일어나며 에너지가 고갈되기 직전입니다. 그동안 많은 아빠들이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와의 놀이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셀프놀이를 알면 천하무적입니다. 이제 아이 혼자서 놀아도 즐거워하고 만족합니다.


원격놀이의 비법은 뭐예요?


당신은 바쁜 아빠인가? 당신은 주말부부인가? 당신은 지방이나 해외출장이 잦은가? 그래서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런 아빠를 위한 맞춤형 놀이가 있는데 바로 원격놀입니다. 이 놀이는 전화놀이를 말합니다. 그저 아빠가 아이와 하루에 한 통화의 전화놀이를 하면 됩니다.


딸이 유치원에 다닐 때 필자는 회사의 오너로 가장 바쁜 시기였습니다. 그러므로 딸을 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때론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매일 딸과 전화를 하지만 무언가 통화로는 부족한 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원격놀이입니다.


딸이 유치원에서 하원해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하고 1시간 이내에 딸에게 전화를 겁니다. 통화를 할 때는 한 가지 질문을 하고 맞장구를 쳐주고 끊습니다. 예를 들어 “딸아, 오늘 유치원에서 점심은 무엇을 먹었니?”, “아빠, 오늘 돈가스 먹었어요” 그러면 “야~ 우리 딸이 좋아하는 음식이 나왔구나!”, “네, 아빠, 너무 맛있었어요” 그러면 “그렇군. 그럼 이만 전화 끊는다” 이런 간단한 내용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①수평적인 대화를 한다. 대화의 내용에는 명령이나 지시가 없다. ②1가지의 질문으로 1분 안에 통화를 끝낸다. 그저 아이가 좋아하는 1가지를 묻고 끊는다. ③아이가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내용을 묻는다.


③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아이가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것을 살펴보면 먹는 것, 친구, 선생님 등입니다. 그래서 수첩에는 늘 질문할 내용의 주제를 적어놓았는데 친구 3명의 이름과 담임선생님과 원장 선생님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이렇게 5개 이상이 있으면 매일 다른 주제로 질문을 하면 됩니다. “오늘 너의 친구 김영숙과 잘 놀았니?”라고 질문을 하거나 또는 “김지숙 원장님은 오늘 무슨 옷을 입었니?”라고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아이의 입장에선 아빠가 자신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취침놀이, 잠이 들었을 때 놀이가 가능한가요?


취침놀이란 아이가 잠이 들었을 때의 놀이입니다. 특히 새벽에 별보고 출근하고, 달보고 퇴근하는 아빠들에게 탁월한 놀이입니다. 또한 다른 놀이와 달리 이 놀이는 아이와의 대화가 없어도 놀이가 됩니다.


필자의 딸이 5~6세일 때 사업적으로 매우 바쁜 시기였기에 때론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으며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와 자주 놀아주지 못한 것이 늘 맘에 걸렸서 시작한 것이 취침놀이입니다.


새벽에 출근을 하려고 하면 딸은 당연히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러면 딸에게 다가가서 머리 만져주고, 뽀뽀 한 번 해주고, 팔과 다리 마사지를 해주고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늦게 퇴근을 했는데 역시 딸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딸에게 다가가서 위의 3가지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요일에는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딸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아빠를 부르면서 방문을 두드립니다. 방문을 열어주니 아빠의 품에 편하게 안깁니다. 도대체 아빠가 들어온 것은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또 집안에서 주인을 좋아하는 강아지처럼 아빠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이런 로고스는 ‘나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빠, 저랑 많이 놀아주세요. 하지만 저와 놀아주지 않아도 돼요. 저는 아빠를 따라다니기만 해도 행복해요’입니다.

 


그런데 이 놀이를 할 때 두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퇴근 후에 아이가 깊이 잠이 들었나 확인하는 것입니다. 때론 아빠의 손길은 오히려 잠이 들려는 아이를 깨우게 되고 아내가 30분 걸려서 재운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도 합니다. 결론은 퇴근 후에 반드시 아내에게 아이가 깊은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 합니다.


두번째는 술을 마시고는 하지마라입니다. 그러면 부작용이 일아납니다. 술은 어른도 취하게 하는 독한 성분이 있으며 냄새 또한 아주 고약합니다. 아이는 술에 대한 내성이 매우 약하지요. 이 말은 술 냄새로 인해 사랑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아이를 공격을 하는 듯이 느낄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술을 마셨다면 하루는 쉬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더욱 사랑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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