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첫 여성 회장…‘따뜻한 공감형 리더’ 평가

올해는 양성평등기본법이 시행되는 원년이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와 책임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내용의 실질적인 양성 평등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법안이 마련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여성 인재의 활용이 국가 경쟁력의 강화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가 재도약을 위해 여성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정책브리핑은 여성가족부와 공동기획으로 각 분야 여성1호들의 인터뷰를 싣는다.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


다국적 제약계 여성 아이콘으로 꼽히는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48). 다국적제약회사에 몸담아 한 우물만 판지 20여년. 그 결과 김옥연 대표는 다국적기업 한국얀센의 여성리더의 자리에 올랐다. 1992년 평사원으로 한국얀센에 입사한 지 정확하게 23년 만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 제약시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제약전문가로 말레이시아 얀센 사장, 북아시아 한국얀센 사장 등을 역임해 CEO로서 능력을 검증받았다. 조직 내에서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친화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따뜻한 공감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부터는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직도 맡고 있다. 제약계에서 여성 CEO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를 서울 용산구 한국얀센 본사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첫 여성 회장이자 한국얀센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제약계의 리더로서 책임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한국얀센 대표가 된 지 3년째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여성대표가 조직을 이끈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긴 했습니다. 지난 2월부터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 회장까지 맡게 돼 예전보다 많이 바빠진 건 사실입니다. 협회에서는 리더라는 책임감에 방점을 두기 보다 협회에 소속돼 있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리더의 역할은 ‘같은 목적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고 생각합니다.


- 기업 성장을 위한 리더십의 덕목은 무엇이라고 여기십니까.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특별한 소신이나 비전이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한국얀센의 기업철학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기업 철학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지금의 시대가 리더에게 바라는 가치와도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의 기업가 정신, 성과 우선 주의로 정의되던 리더십과 지금의 리더십은 다릅니다. 리더가 혼자 만들어가는 성과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성과는 직원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결과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스스로 회사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일을 성취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는 조직내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 여성리더의 특유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여기십니까?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얀센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있습니까?


한국의 기업 문화는 다소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변화했습니다. 한 사람의 직원들의 개개인에게 공감해주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성이 상대와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여성 리더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과 같은 수평적 조직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 분야의 지식보다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가진 직원들을 협업하고 연결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조직원들에게 협업하고 공유하는 방향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말레이시아얀센 사장과 중국얀센, 글로벌마케팅사업부 경험 등 해외활동도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원들도 독려한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2004년에서 2007년까지 얀센 아·태 지역 마케팅 총괄로 일했고, 이후 2007년 얀센 말레이시아 사장, 중국과 얀센 북아시아 사장을 겸했습니다. 규제와 환경이 다른 각 나라의 시장에서 회사가 어떻게 성과를 이끌어내는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장으로서 정부의 규제 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때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1992년 한국얀센에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지난 1996년 얀센 국제본부가 있던 벨기에로 파견근무를 갈 수 있었는데, 그 경험이 성장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여성 인재 등 직원들이 조직내 핵심 리더로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느끼는 것은 성장은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직원들과 소통의 리더십이 중요한데, 어떻게 소통의 화법을 펼쳐나가고 있습니까?


직원들과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심에 있는 리더의 역할 보다는 함께 공감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 여성들은 일과 양립을 하기에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많은데 실제 한국얀센에서 여성 직원들을 위한 어떠한 지원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는 여성인재를 지속적으로 키우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이 출산과 결혼 등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더 이상 쌓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도적인 지원에 더불어 직원이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직원들이 능력, 성과, 잠재력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출산과 육아에 있어 여성 직원들이 충분히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쌍둥이를 출산한 직원은 2년 6개월의 육아 휴직을 보장받았습니다. 단축근무, 유연근무제도, ‘패밀리데이’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성임원과 여직원들을 연결해 커리어와 인재상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 여성리더를 꿈꾸는 이 시대 여성들에게 격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여성들은 흔히 말하는 EQ (Emotional quotient, 감성지수)가 높아 상대와 교감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실제 조직에 융화하고 적응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다국적 제약사의 여성의 비율은 40%이며 한국얀센 내의 여성 직원의 비율도 39%로 높은 편입니다.


여성이 현실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 많겠지만 예전에 비해 여성이 본인의 능력을 펼치고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과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서가는 글로벌 회사가 모범 사례로써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여성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양하게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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