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사회 국제본부 수원클럽 회장 김영일

▲김영일 회장

멈추지 않는 전쟁과 분쟁으로 최근 “난민” 관련 소식이 빈번하게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하루를 거르지 않고 난민들의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에 유럽 각국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난민 문제 해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우리나라 또한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을 위해 고민한다.


아프리카 나라 중에 “에티오피아”를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가난하고 못사는 후진국이라는 생각부터 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가난함이 아닌 감사함을 마음속에 담아야 할 고마운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 평화 행복의 배경은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피와 눈물 그리고 희생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1935년 이탈리아의 침략을 받은 에티오피아는 저항을 했지만 결국 패전 했고 당시 하일레셀라시에 황제는 영국으로 망명길에 올라 제네바 국제연맹에 가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에티오피아를 도와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 하나도 약하고 득 될 것 없는 나라를 돕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아 셀라시에 황제는 젊은이들을 모아 군사훈련을 시켜 마침내 1941년 이탈리아를 몰아내는데 성공을 했다.


그 후 유엔이 창설되었고 셀라시에 황제는 유엔에서 “우리가 힘들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와 같은 나라가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약한 나라를 도와주자.”며 “집단안보”를 주장하고 나섰고 유엔은 그 의견을 받아들였으며 세계평화를 위한 진보적 한걸음을 떼게 한 위대한 결과를 탄생 시켰다.


그 후 첫 번째 발발한 전쟁이 공교롭게도 한국전쟁 6. 25 였으며 셀라시에 황제는 “집단안보”를 주장했고 유엔에 한국을 도와 줄 것을 강조했으며 황제는 왕실 근위대였던 “강뉴부대”를 파병했다. 에티오피아 말로 “강뉴”는 초전박살 또는 혼돈에서 질서확립 이라는 뜻으로 쓴다.


황제는 강뉴부대 파병 시 “우리 에티오피아가 항상 추구해 왔던 세계평화를 실천하기 위해 그대들은 오늘 장도에 오르는 것이다. 가서 침략군을 격파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질서를 확립하고 돌아오라. 그리고 이길 때 까지 싸워라.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 까지 싸워라.”고 부대원들에게 말했다. 그 때문 인지는 몰라도 6.25 참전군 16개국 중 가장 용감히 싸웠고 5차에 걸쳐 6,037명이 참전했으며 123명의 전사자와 536명의 부상자를 냈지만 단 한명의 포로도 없었다고 알고 있다.


그렇게 고마운 강뉴부대원들 전쟁이 끝나고 모국으로 돌아갔지만 7년 동안 극심한 가뭄 시달려 목축업으로 살아가는 나라에 풀이 없어 가축들이 굶어 죽었고 아프리카 최강국 이었던 나라가 한해에 100만 명이 굶어 죽기도 했다. 가난에 시달린 국민들은 봉기했으며 1974년 “맹기스투”라는 군인이 구테타로 공산국가가 되었고 셀라시에 황제는 독살이 되었으며 세계평화를 위해 우리를 도왔던 강뉴 부대원들도 “난민”으로 또는 “망명” 길을 떠나 신분을 속이고 숨어 살았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나라의 존망이 풍전등화였던 당시 강뉴부대원들은 대한민국이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달려와 가장 용감히 싸웠지만 그들의 값진 희생을 전혀 알지 못하고 그저 가난한 아프리카의 한 나라로만 인식하는 것은 정말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며칠 후면 추석 명절이 다가온다. 해마다 명절이면 부모 형제들과 가족들이 모여 차례를 지낸다. 우리의 선조님의 넋을 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오늘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헌신해준 참전국과 강뉴부대원을 비롯한 참전군인들 에게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명복을 빌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우리주변에 어려운 이웃은 없는지 자식도 없이 혼자서 외롭게 계시는 어르신들은 없는지 자유를 찾아온 북한 형제 등을 잘 살펴서 사랑과 정을 함께 나누는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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