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까지 79일간, 전국 12개 지자체 3만여 업소 참여

‘1+1’, ‘Up To 50%(최대 50% 할인)’, ‘Tourist Discount(관광객 할인)’. 8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명동 거리의 상점들은 할인 행사를 홍보하는 현수막과 포스터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명동 일대를 돌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안내를 돕는 관광경찰 김정환 씨는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가 크게 유행했던 두 달 전에는 거리가 텅 비었는데 관광객 수가 확연히 늘어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는 메르스로 발길이 끊긴 외국인 관광객들을 다시 끌어들이고자 한국 최대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 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을 10월 31일까지 79일간 전국 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제히 개최하기로 했다.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쇼핑, 숙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할인과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하는 행사다. 매해 관광 비수기인 1~2월에 진행하던 것을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위축된 방한 관광 시장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일정을 크게 앞당겼다.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 ‘코리아 그랜드세일’ 행사 기간을 맞아 서울 중구 명동 쇼핑 거리에서 태국인 관광객들이 두 손 가득 쇼핑 가방을 들고 있다.


항공, 공연, 쇼핑, 통신 등 할인
2011년 첫 시행, 갈수록 큰 호응


명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장품 매장들이었다. 한류 스타를 모델로 내세운 한 화장품 업체의 매장 앞에서 양손 가득 쇼핑 가방을 들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났다. 태국에서 온 카노콘 채트리 씨는 “한국 브랜드의 화장품은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데 가격은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면서 “코리아 그랜드세일로 더욱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만큼 계획했던 것보다 많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일행들은 1+1 할인 제품을 구입해 서로 나눠가지기도 했다.


명동 쇼핑 거리 맞은편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백화점은 광복절을 앞두고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14일과 다음 날 이틀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3%나 늘었다. 지난해에도 광복절을 기점으로 3일간의 연휴가 있었던 것에 비춰보면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매출 신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은 26.9%로 나타났으며, 특히 현대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결제수단인 은련카드 결제율이 64.5%나 늘었다. 주요 백화점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품별 10~30% 할인, 은련카드 결제 시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 처음 시행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 행사는 해마다 호응을 더 얻고 있다. 행사기간 매출액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2월에는 1404억 원으로 지난해 696억 원에 비해 껑충 뛰었다. 특히 이번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항공사, 호텔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쇼핑몰, 공연 기획사, 소상공인 업소 등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50여 업체, 3만여 업소가 참여해 관광 수요 창출과 내수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 스타와의 쇼핑 데이트
“마법 같은 경험 제공”


범정부 차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기존의 주요 참여 업체인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화장품·엔터테인먼트 업체에서 글로벌 유통업체, 전자·통신사 등으로 예년에 비해 참여 기업이 대폭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선착순 1500명 대상 1+1 프로모션, 제주항공은 전 노선에서 선착순 80% 할인 제공, 코레일은 일부 구간 KTX 자유석 50% 할인, 에버랜드는 자유이용권 50% 할인, 올리브영과 이니스프리(화장품 업체)는 최대 50% 할인, SK텔레콤은 LTE 와이파이 모뎀 임대료 면제 등 다양한 업종에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마법 같은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이번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캐치프레이즈는 ‘매지컬 모멘츠 인 코리아(Magical Moments in Korea)’로 관광객들에게 마법같이 놀랍고 신기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8월 14일 인천, 김포를 비롯한 주요 국제공항에서 열린 ‘마법 같은 코리아 그랜드 세일 오프닝 이벤트(Korea Grand Sale Magic Show)’에서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가수 크레용팝 및 슈퍼쥬니어 강인 등이 참석해 입국객들에게 리플릿 및 웰컴 키트를 직접 나눠주었다. 국내 대표 마술사 최현우 씨는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공항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술을 선보여 행사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8월 22일부터 동대문 두타광장에 설치된 코리아 그랜드세일 이벤트센터에서는 외국어 통역, 관광정보 안내, 음료 제공,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경절 등 외국인 집중 방한 시기에 맞춰 스페셜 테마위크를 운영해 쇼핑 외에도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이벤트센터 내에서 ‘매직 박스(Magic Box)’ 이벤트 등 응모권 추첨을 통해 황금메달 10돈을 비롯한 마스크팩, 화장품, 홍삼, 음료 교환권, 텀블러, 여권 케이스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다양한 경품 1만여 개를 선사한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방문위원회 김현준 대리는 “이벤트센터 개소와 함께 명동 일대의 코리아 그랜드세일이 본격 시행된 만큼 이 시기에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은 한류 콘텐츠와 전통과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도 진행된다. ‘한류 스타와의 쇼핑·관광 데이트’, ‘그랜드 한류 페스티벌(9월 4일)’, ‘K-팝 콘서트 백스테이지 투어’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며 고궁, 미술관, 박물관 할인 등 ‘문화가 있는 날’을 활용한 다양한 혜택도 마련된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최대의 방한 시장인 중화권을 대상으로 시나닷컴, 씨트립, 웨이보 등에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홍보하는 온라인 광고를 진행 중이며 이를 일본, 동남아지역 유력 포털사이트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8월 25~2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우호 교류행사’, 9월 1~2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우호 교류행사’ 등을 통해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다양한 혜택을 홍보키로 했다.


법무부는 입국심사대 안내 모니터에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노출시켜 심사대를 통과하는 외국인들에게 행사를 알리고, 외국인 관광객의 단체비자 수수료 면제를 10월까지 연장하는 등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홍보·지원한다.


한국방문위원회 한경아 사무국장은 “이번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어느 때보다 풍성한 혜택으로 일본이나 홍콩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릴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이번 행사가 위축된 방한 관광시장의 조기 회복과 내수 진작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리아 그랜드세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koreagrandsale.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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