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괴짜 챔피언십 이그노벨상

이그노벨상은 엉뚱하면서도 독특한 연구를 한 사람에게 수여되는데, 파퓰러사이언스의 양철승 편집장은 위대한 발명은 대부분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결코 그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전했다. 천재와 바보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하지 않던가.봄볕 닮은 웃음을 짓게 할 괴짜들의 기막힌 이야기를 분야별로 소개하겠다.

 

◇ 심리학상(야행성 인간은 사이코패스 기질이 강하다?)

호주와 영국.미국 공동연구팀이 올해 이그노벨상 심리학분야를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밤에 주로 행동하는 사람은 낮에 일하는 정상인에 비해 사이코 패스 경향이 짙나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자아도취,지배욕,사이코패스적 기질을 한데 묶어 다크 트라이어드(Dark Triad)라고 명명했다. 이러한 특성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최적화된 인지수행 능력을 갖춘 사람은 야행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것,불행중 다행으로 성별차이는 크게 없다고 한다.

 

◇경제학상(창조적인 지하경제 양성화)

유럽 연합은 가입국들에 공식 경제 규모를 늘리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탈리아 정부 통계청은 이 지침을 따르기 위해 매춘,마약거래,밀수,기타 불법적인 금융거래까지 모두 공식 경제활동으로 간주했다. 법망을 벗어난 은밀한 수익이 국민 경제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인정한 공로로, 이탈리아 국립통계연구소 연구팀이 이그노벨상 경제학상을 받았다.

 

◇의학상(코피에는 돼지고기가 특효)

미국 디트로이트메디컬센터 개리 드라이푸스 박사 연구팀은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가 코피 지혈에 특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절인돼지고기 조각은 지혈효과가 뛰어나며 이는 일반적으로 지혈이 힘든 혈우병 환자에게도 유효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연구팀은 글란즈만 혈소판무력증 환자인 네살아이가 코피를 흘렸을 때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로 코를 틀어막아 출혈을 막은 성공 사례를 제시했다. 다만 72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새로운 돼지고기로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예술상(아름다운 통증환화 효과)

앞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위해 구급차와 병실에 아름다운 그림을 걸어 놓을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 바리대 과학자들은 아름다운 그림을 볼 때 사람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가 현저히 낮아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2명의 피험자들을 4개의 실험군으로 분류해 아름다운 그림,보통그림, 혐오스러운그림을 각각 보여주며 왼손에 이산화탄소 레이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름다운 그림을 본 참가자들이 다른 실험군에 비해 가장 통증이 적었으며 아름다운 그림보다 기괴하고 고통스러운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볼 때 더 큰 고통을 느꼈다.

 

◇생물학상(개는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며 배변을 본다?)

고래,연어,철새등 몇몇 동물들은 지구의 자기장를 스스로 감지 할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이 있다. 철새가 이동했다가 해마다 정확하게 고향을 찾아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체코.독일.잠비아 공동연구팀은 2년의 연구기간동안 개70마리의 배변 행위를 조사했다. 무려 대변1.893회,소변 5.582회나 된다. 그 결과 개들은 개가 볼일을 볼때 지구의 남북방향으로 흐르는 자기장을 피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는 오감이 발달한 개에게도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음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 결과이다.

 

◇공중위생상(고양이를 키우면 정신건강에 해롭다?)

체코와 일본.미국.인도의 공동연구팀은 고양이 사육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고양이에게 톡소포자충이라는 기생충이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고양이에 물리면 체내에 기생하던 톡소포자충이 인체로 이동하며 이로 인해 뇌에 질명을 유발하는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 130만명의 건강기록과 검진기록을 분석한 결과 약41.3%의 우울증 환자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으며 여성의 경우 이런 경향이 심했다고 밝혔다. 고양이 키우는 여자에 대한 편견을 넘어선 다소 황당한 추측에 논란을 모았다.

 

◇신경과학상(달에서 토끼를 찾는 인간의 심리)

달에서 떡방아 찧는  토끼를 보거나 빵 반죽에서 예수나 성모마리아의 얼굴을 보는 사람들이 왕왕 있다. 중국 베이징교통대학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일종의 안면 착시 현상과 같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안면 착시현상과 문자 착시 현상을 일으킨 사람들의 행동 및 신경반응을 대조하는 실험을 실시했는데 피험자들은 아무 의미없는 그림을 보고도 35%가 얼굴이나 글자를 봤다고 답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착각에 의해 일정패턴을 자각하는 파레이돌리아 즉 달에서 토끼를 찾는 것은 단순한 인간의 기대심리라는 뜻이다.

 

◇물리학상(바나나껍질은 얼마나 미끄러울까?)

코미디 영화에는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서 주인공이 크게 미끄러지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일본 키타사토대학 마부치 키요시 교수는 이처럼 바나나 껍질을 밟았을때 잘 미끄러지는 이유를 설명한 논문으로 이그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바나나 껍질은 미끄럼 방지를 위해 바닥에 까는 리놀륨에 비해 6배 미끄럽다. 또 바나나 껍질고 신발창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계수는 눈 내린뒤 스키가 바닥을 쓸고 지나갈때와 비슷하다.

 

◇극지방과학상(순록은 곰 코스프레를 무서워한다)

노르웨이와 독일.미국.캐나다 공동연구팀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 서식하는 북극곰과 순록의 상호관계를 연구한 공로로 북극과학상을 수상했다.연구팀은 북극곰처럼 변장한 뒤 순록을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람이 접근했을때보다 북극곰으로 변장했을때 순록이 놀라는 확률이 1.6배,도망치기시작하는 확률은 2.3배가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지역 북극곰의 개체수 증가와 여름철 해빙 면적 감소로 인한 북극곰의 순록사냥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을것으로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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