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초월 멘토스쿨’ 수료생 옥종경씨의 취업 성공기

“고졸에 별다른 기술도 없는 제가 ‘스펙초월 멘토스쿨’을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은 아마도…. 아!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지식정보보안 컨설팅전문기업 ‘비트러스트’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옥종경씨(30). 지금은 최첨단 분야의 전문직 회사원이지만 불과 1년전만 해도 옥씨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취업준비생이었다.


옥씨는 인문계고를 나와 모대학 광고홍보학과를 다니다 집안 사정상 1년만에 중퇴했다. 그 뒤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학벌도 스펙도 없는 옥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나이는 서른에 가까워지지, 모아놓은 돈은 없지, 그렇다고 별다른 기술도 없지, 옥씨는 매우 막막한 처지였다.

▲정보보안컨설팅기업 비트러스트의 신입 컨설턴트 옥종경씨. 옥씨는 고졸에 별다른 스펙도 없는 자신이 정보보안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던 것은 스펙초월 멘토스쿨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가져야겠다 결심하고 취업박람회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스펙초월 멘토스쿨을 알게 됐고 혹시나 하고 지원을 했는데 운좋게 뽑혀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스펙초월 멘토스쿨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임시직을 전전하고 있을 겁니다.”


이처럼 학벌도 스펙도 없는 무직자였던 옥씨를 요즘 각광받는 보안전문기업의 일원으로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스펙초월 멘토스쿨이다.


스펙초월 멘토스쿨은 협회나 단체 등에서 스펙보다는 열정과 잠재력을 갖춘 청년을 선발해 각 분야 전문가의 집중적인 멘토링과 교육, 훈련을 하고 참여기업에 취업까지 지원하는 고용노동부의 청년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이다.


옥씨가 지난해 참가한 프로그램은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에서 주관한 사업으로 비전공자도 참가할 수 있게 문턱을 대폭 낮췄다. 이와 관련한 신대현 비트러스트 대표의 설명이다.


“정보보안은 늘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분야라 그간 협회에서 컴퓨터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교육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비전공자도 교육훈련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모으게 됐고, 옥씨처럼 의지가 있는 비전공자를 뽑아 교육하게 됐습니다.”


교육은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과정으로 시작됐다. 예상대로 수업 내용은 어려웠다. 컴퓨터 비전공자인 옥씨에게 ‘모의해킹’이나 ‘보안컨설팅’ 같은 전문 단어는 ‘외계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3개월 후 옥씨는 그 어렵다는 정보보안훈련 과정을 전공자들과 함께 당당하게 수료했다.


“여기서 탈락하면 끝이라고 독하게 마음 먹고 그날 그날 동기들한테 물어가며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렇게 몇 주 공부하다보니 따라갈만 하더라고요. 처음에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은 게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옥씨의 말처럼 스펙초월 멘토스쿨에서 중요한 것은 스펙이나 학벌이 아닌 하고자 하는 의지와 성실한 마음가짐이다. 옥씨는 수료 후 원하던 기업인 비트러스트에 합격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그리고 현재 일을 하며 사이버대학 컴퓨터정보통신학과에 편입해 관련 지식도 쌓고 있다.


비트러스트 정보화전략컨설팅본부장이자 옥씨 채용을 주장한 정원석 이사는 “사회초년생들의 실력이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나겠느냐. 스펙이나 경력보다 태도가 중요하다”며 “옥씨의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를 높게 평가해 채용했다. 아직까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며 비전공자인 옥씨를 채용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IT가 특정 분야에 적용되는 전문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부분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기술이 됐다”며 “지금은 IT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경험이 있는 비전공자가 우대를 받고 있다”며 비전공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ISIA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올해 비전공자의 교육참여를 더욱 확대했다. 전체 교육훈련생도 지난해 30명에서 70명으로 2배 이상 확대했다.


신대현 비트러스트 대표는 “IT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국내시장은 한계가 있어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언어를 아는 기술 인력이 필수적이고, 따라서 어문계열 등 비전공 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며 지식기반 정보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문사회계열 등 비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등 문호가 열리고 있다.


“저의 경우 정말 컴맹에 가까울 정도로 컴퓨터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때문에 교육 초반에 어려움이 많았고,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계속 해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니까요.”


앞으로 최고의 보안전문가가 돼 우리나라를 사이버위협으로부터 지키겠다는 옥종경씨. 지금 한창 교육 중에 있는 스펙초월 멘토스쿨에서 제2, 제3, 아니 수많은 옥종경씨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 스펙초월 멘토스쿨이란?


스펙과 관계없이 청년인재를 선발하고, 실무형 멘토링을 통해 핵심직무역량 향상과, 취업으로 연계하는 취업지원 사업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http://www.myjobacademy.kr/h2012/pub/m_4/4.jsp)에서 주관하며 고졸 및 대졸자(재학생은 제외)로 만 34세까지 참여 가능하다. 올해 9개 과정이 개설됐으며, 이중 7개 과정이 현재 접수중이거나 접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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