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청년주거문제연구소 소장.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오십대에 들어선 내가 들어도 깜작 놀랄만한 내용인데 사회에 갓 진출한 청년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광풍현상은 마치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실감이 잘 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청년들이 막막함을 넘어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일부는 분노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나는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혼돈의 부동산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현재와 같은 혼돈의 사태를 일으킨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히겠다고 정치권에서 벌이고 있는 열띤 논쟁의 장에서 청년세대는 일단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부동산 문제는 너무 복잡하고 큰 이슈라서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억울함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저돌적 접근은 문제해결의 실타래를 더욱 헝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충실하게 쏟아도 부족하지 않은 일상으로부터 뺐어오지 않았으면 한다.

국민들은 자신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루면서 정치인들을 뽑아 놓았지만, 정치인들은 역으로 자신들이 저질러 놓은 난장판에 국민들을 끌어들이는 못된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3요소는 의·식·주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역시 우리 선조들 역시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을 위한 눈물겨운 여정의 시간들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듣기 좋은 노래도 자꾸 반복되면 지겹게 마련인데, 아파트 가격폭등 뉴스는 유쾌한 소식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나와 무관할 법한 일인데도 왜 쉽게관심을 끄지 못할까?

바로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필수요소인 주거(부동산)에 관한 문제여서 개인이 임의로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미증유의 보이지 않는 적! 코로나와 어려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점점 심각해지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전혀 다른 두 시각을 정의해 보면, 한 쪽은 땅 한 평이라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작동할 것이고 또 다른 쪽인 무소유 계층에게는 최소한의 방어 대책도 없이 내몰려야 하는 미래의 암담함을 알리는 경고음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결혼과 자녀계획은 사치라는 생각도 충분히 하게 될 것이다. 최근의 부동산 가격 폭등현상은 부동산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로서도 정말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이다.

1997년말 IMF 사태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던 경우처럼 딱히 수긍할 만한 원인도 없이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단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정부는 최근까지 스물 네 차례 정책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대부분의 정책의 목적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로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반문하고 싶다.

지금처럼 심각한 부동산 폭등 현상의 원인에 대한 ‘갑론을박’의 논쟁은 뒤로 하고 우리는 눈앞에 놓인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생산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

어떤 현자의 말처럼,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문제의 해결방법은 단순하다.필자와 같은 기성세대의 경우에는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을 시도해 보고 그래도 안 된다고 판단되면 부동산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변경하거나 또는 욕심을 던져 버리고 남은 인생을 편하게 살아가면 된다.

하지만 엄연한 사회질서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후세대를 키워야하는 할 일 많은 청년세대는 필자와 같은 기성세대의 해결방법과는 많이 달라야 할 것이다.

그래서 먼저 부동산 때문에 위축되고 상실감으로 가득찬 심리상태에 스스로라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할 것 같다. 본인들에게는 정말 아무런 잘못이 없음이 분명함에도 스스로를 패배시키거나 숙명론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인생의 선배로서, 또한 부동산 현업에 몸 닫고 있는 사람으로서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첫 번째 사실은, 지금 청년들이 겪는 한편으로는 아프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부동산 관련 뉴스 속의 행운의 주인공들은 극소수라는 것이다.

누구나 주지하고 있는 것처럼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순간의 기회를 통해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은 행운의 벼락부자는 항상 존재해 왔다.

둘째, 설사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마냥 가만히 앉아서 부러움의 대상인 행운이 그냥 굴러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투기와 투자의 구분이 애매해져버린 상황이지만, 모든 일의 결과에는 반드시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필수적으로 투입되어야만 한다.

TV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실제로 수많은 로또 복권 당첨자들이 로또 당첨을 위해 많은 준비과정과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을 보면 일반인의 눈에는 경이로울 정도이다.

이들과 비교할 때 부동산 분야에서 값진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더욱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셋째, 자신의 상황을 속단하면서 지금은 더 이상 기회가 사라졌고 절망적이라고 자포자기 태도는 청년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필자는 ‘인생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다’라고 분명히 얘기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출발점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그 시작점의 상황들을 살펴보면 아마 지금의 청년들이 처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일체유심초’ 라는 말처럼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청년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힘을 북돋우기 위해 필자가 경험한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하고자 하는 주인공은 고등학교 때부터 강원도에서 서울로 유학을 와서 3수 끝에 소위 명문대학을 진학했지만, 대학 졸업 후에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삶을 선택하지 않고, 중.고등학교 학생들 과외를 하면서 결혼을 하였고, 결혼 후에는 부인과 함께 독학으로 자신들만의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 형편에 맞는 작은 규모의 부동산 투자를 반복하였다.

절대로 무리한 방식으로 투자를 하지 않은 탓과 자신들만의 깊은 관찰과 연구방법으로 단 한건의 실패사례도 없었다고 한다. 물론 각 개별 투자사안의 성과는 크게 내세울 만한 내용이 아니라 할지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 현재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의 부동산 자산도 보유하게 되었고 최근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자신들의 부동산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었다.

이 주인공의 사례를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 한 번의 큰 행운으로 성공을 거둔 벼락부자 사례가 아니라 비록 시작은 현재의 대부분 청년들처럼 자금력도 없고 관련 지식도 부족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한 열정을 통해 노력을 한 결과 마침내 멋진 성과를 일구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남들처럼 부러움의 대상인 대기업에 다니면서 젊은 시절을 즐기는 평범한 삶보다도 이 주인공은 끝까지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공부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길을 결국에는 찾았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

돌이켜 보면,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30대 시절에는 시계가 멈춰버린 것 같아 답답했지만 40대에 접어들자마자 바로 50대로 넘어갔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라는 유행어처럼 일부러 지는 삶을 살 필요는 없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다르고 목소리가 다르듯이 각자의 인생은 모두 다른 것이 정상이다. 누구의 삶이 1등이고 누구의 삶이 꼴찌이라는 것은 애시 당초 없다.

강철도 씹어 먹을 수 있는 청춘을 스스로 나약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지금 나에게 땅 한 평 없더라도 속상해 하지마라.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시간은 분명히 내 편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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