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청년들이 수십만원 내고 에어컨 직접 달고 살란 말인가?”

▲ 소병훈 의원
[투데이경제]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공급한 행복주택 약 8만호 가운데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집은 고작 193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출한 행복주택 옵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63개 지구에 공급된 80,295호의 행복주택 가운데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집은 청주산남2-1 66호, 원주태장 127호에 불과했다.

특히 청년들의 행복주택 선호도가 높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집이 전무했다.

침대나 TV, 인터넷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집은 8만호 가운데 단 한 곳도 없었다.

청년들의 자취생활에 필수적인 세탁기를 갖춘 집도 전체 행복주택의 1.3%, 약 1천호 수준에 불과했다.

가장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옵션인 가스렌지와 냉장고가 설치된 집도 각각 31,293호, 30,364호로 전체 행복주택의 40%를 넘지 않았다.

전국 163개 지구 행복주택 가운데 기본 옵션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행복주택은 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영암용앙 행복주택’으로 세탁기와 냉장고 가스렌지, 옷장, 책상 등 5가지 기본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정부호원, 대구테크노폴리스 LH천년나무3단지, 광주진월, 진주문산 LH아파트, 창원석동 LH아파트, 제주봉개, 김해율하2 A3블록, 파주법원, 인천영종 A-49블록, 파주운정 A-39, 광양와우 행복주택, 대전상서 청주개신, 구)예산군청, 고양삼송 A11-2블록, 진주옥봉 A1블록, 부산명지 등 17개 지구에 건설된 행복주택이 총 4가지 기본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도시공사가 공급하는 행복주택은 에어컨과 냉장고 가스렌지, 책상 등 4가지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산가장지구 행복주택의 경우 에어컨과 냉장고 가스렌지, 책상에 세탁기까지 기본 옵션으로 제공해 경기행복주택 가운데 가장 많은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병훈 의원은 “행복주택에 입주하는 청년·대학생들이 에어컨이나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필수 가전제품을 직접 구입할 경우 최소 70만원에서 100만원이 필요하다”며 “청년·대학생들에게 70-100만원은 매우 큰돈인데, 여기에 매월 2-3만원의 인터넷 비용까지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2019년 11월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역세권 청년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주택으로 만들기 위해 역세권 청년주택의 냉장고와 세탁기, 인덕션 등 필수적인 가전·가구 제공을 의무화했다.

또 광진구 구의동과 서대문구 충정로3가, 마포구 서교동, 종로구 숭인동에 공급된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해서도 세탁기와 에어컨, 냉장고 인덕션 등 4가지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사업장에 따라 침대와 TV, 인터넷 등 추가 옵션을 제공하도록 개선했다.

이에 소 의원은 “정부가 행복주택을 공급하는 이유는 청년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도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함”이라며 “정부가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인터넷도 없는 ‘무옵션 깡통임대주택’ 공급해 청년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청년임대주택 공급 본래의 목적과 배치된다”며 정부에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 옵션 공급 기준’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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