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답이 없다 @

▲전하진 의원


학창시절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영어공부를 하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공부를 한 우리가 외국인 앞에서 말도 못하는 게 과연 제대로 된 영어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모국어와 영어를 비록 발음은 자기들만의 독특한 발음이지만 의사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는 나라들이 우리처럼 사교육을 받아가며 새벽부터 늦은 저녁시간까지 영어와 씨름했을까.

 
정치인들은 경제가 문제니, 민주화가 문제니, 일자리가 줄어 큰일이라느니, 복지가 부족하니 하면서 국민들의 아픈 곳은 잘 찔러댄다.
 

그런데 “그래서 어떻게 해 줄 건데?” 라고 물으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다. 복지 더 하면 되고, 일자리 더 늘리면 되고, 증세하면 되고,,,,,, "다 좋은 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는 자신들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답해 주어야 한다고 은근슬쩍 떠 넘겨 버린다. 그리고는 잘 안되면 안 된다고 난리치고 그 과정에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깊은 고민 없이 미봉책을 쏟아낸다.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진행되는 시기에 우리 정부의 계획은 길어야 3년짜리 밖에 없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과거처럼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마치 두더지 게임하듯 올라오는 두더지를 방망이로 쳐 들어가게 하는 정도이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폭행을 당하니 언론이 난리를 치고 분노한 부모님들의 마음을 달래려다 보니 CCTV를 달아야 한단다. 언뜻 생각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왜 엄마 품에서 사랑을 받고 엄마도 아이를 안고 한껏 행복해 하고 있어야 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 폭력을 걱정해야 하는 지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교육당국이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학생들과 학부모와 공감하며 우리 아이들의 단 한 한번밖에 없는 삶의 가장 소중한 시간을 빼앗으며 그들에게 제공해야 할 교육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지 진지하게 토론하고 고민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교육감이나 정권이 바뀌면 등교시간이 바뀌고, 학교형태가 바뀌고, 시험방식이 바뀌었을 뿐 미래를 대비해서 우리 아이들이 정말 가져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감하며 개혁하려는 의지를 가진 교육공무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1년에 50조라는 예산을 집행하면서 아이들의 성적이 우수하다고, 대학을 몇 명 보냈다는 결과물로 교육을 했다고 자랑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자살률 1위가 교육의 결과요,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학생들에게 학교 안 오냐고 전화를 걸어야 하고, 다 엎드려 잠자고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있는 이런 교육현장을 방치하고 있고, 학생들 교육은커녕 부모와 학생의 협박을 염려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좌절에 귀 기울여 보았을까. 미래에 맞지 않는 교육을 받아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움직임을 본 적이 있는가.
 

아직도 그들은 자식들을 대학을 보내겠다고 설명회 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학부형들을 모아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체 그들 부모가 아이들의 대학입학에 그렇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언제 성인이 다니는 대학이 되는 것인지. 한날한시에 전국이 초긴장으로 수능시험을 보는 광경도 방법만 좀 달라졌을 뿐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 그러는 당신은 정답을 알아? 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수십 년 경험에 비추어 하는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말라고 내칠지 모른다. 물론 나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학교는 미래를 가르쳐야 한다. 역사도 미래를 위한 역사요. 기술도 미래를 위한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사실은 경제학 등 기존 질서를 지탱하던 철벽같던 이론들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고 또한 수많은 부모님과 학생들이 정말 교육 때문에 삶이 피폐해지고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으면서도 해결되지 않는 교육현실에 좌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목이 좋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부동산학의 통념도 해외직구와 같은 새로운 개념으로 인해 들어맞지 않는다. 사거리 사람 많이 다니는 목 좋은 곳의 부동산 가격이 비쌀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직구사이트가 벌고 있다.

 
국회나 정부가 늘 총력을 기울여 건설하고자 하는 도로, 철도에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과연 우리 국민이 진정으로 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한다.


1시간을 단축하겠다고 쏟아 부은 엄청난 예산이 느리고 아름다운 삶의 질 향상에 대신 쓰였다면 어떠했을까 라는 역발상도 함께 해 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 조그만 땅에 그 많은 도로에 그 많은 자동차가 달리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럽고 그것이 우리 행복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친 것인가.

 
아무리 막혀도 고향을 찾는 그들의 마음을 좀 더 행복하게 해 줄 방법이 길을 뚫어 한 시간 더 일찍 가게 하는 것뿐일까. 개인택시 면허도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를 했지만 얼마나 그 가격이 유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석유와 같은 에너지 사업이 지금처럼 유가 하락으로 휘청거리게 될 지 예측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석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실업률 때문에 골치아파하는 상황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산업사회의 끝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아닐까 추정해 볼 뿐이다.

 
모든 파워는 피라미드 정점이 아닌 군중의 중심에서 나온 다는 거대한 지형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피라미드 정점의 갑질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것도 파워의 이동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결과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도 정답이라 감히 이야기 할 수 없는 시대가 급격히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뒤, 20년 뒤에 이 나라의 아니 인류의 주인이 될 아이들에게 정답이 아닌 오답을 강요하는 이런 학교제도가 버티고 있는 한 우리 사회의 앞날은 정말 암울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 작은 변화의 시작 @

 
2015년 2월 7일 분당에 180여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모였다.

불과 1주일 전에 '창조엔진 B-fab'이 공개세미나를 한다고 단지 페이스북과

이메일로 공지를 한 것이 전부인데, 전국에서 교수를 비롯하여 변호사, 변리사, 기술사, 기업체 임원, 의사 등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창조엔진 B fab'은 에코사이언스(Eco Science)와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방법론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청장년실업문제, 지역사회문제, 미래 삶의 방식 등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참여한 교수 및 전문가들의 자발적 모임이다.

이들은 앞으로 Creative Confidence를 키워주기 위한 교육이나 세미나 등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3시간이 넘는 행사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발표자들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아마도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자 했음이리라.

 
이날의 주제는 Design Thinking이었다.

 
SAP 핫쏘 플래트너 창업자가 지원을 하여 'IDEO라는 회사는 어떻게 훌륭한 창조적 제품을 만드는 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 현재 스탠포드대학에 D School을 탄생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스탠포드 D School은 스탠포드 학생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코스로 알려진 만큼 매우 유명하다. 작년에 D School을 직접 방문해 봤지만 사실 겉으로 보는 D School은 기존의 학교시설과 비교해서 인테리어 등 분위가 차이가 났다. 자유스러운 분위기였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 하는 것 같았다.
 

찌그러진 양은주전자와 양재기에 담아 허술한 분위기에서 마셔야 막걸리 맛이 제 맛이 나듯, 분위기는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고 자유스러움을 주기도 한다.

D School의 여러 가지 인테리어는 시너지와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준비된 인테리어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공감(Empathize) - 문제정의 (Define) - 아이디어 도출 ( Ideate ) - 샘플만들기 (Prototype) - 테스트 (Test)

과정을 반복하면서 문제당사자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법론이 바로 디자인 씽킹 방법론이다.

 
디자이너들이 창조적 활동을 위해 사용했던 방법론과 인간 중심의 사고가 결합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내용은 책으로 봐서는 별로 어려운 것이 없다. 그러니 디자인 씽킹 방법론은 결코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문제해결 당사자들과 깊은 공감을 통해 문제해결에 접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무리 책을 보고 공부를 해도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직접 부딪혀 공감하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주어지면 가설이나 선입견 없이 대상자와 깊은 공감을 위한 관찰, 대화, 그리고 조사 등을

통해 그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디자인 씽킹의 첫 번째 단계이다.

 
스탠포드 D school에서 소개받았던 사례를 하나 들어 보자.

 
매년 저체온의 아이들이 2천만 명쯤 태어난다고 한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병원에서 출산하니까

이런 경우 바로 인큐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만 달러에 육박하는 인큐베이터 혜택을

받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에서는 약 400만 명의 아이들이 출산 후 한 달 내에 숨을 거두거나

살아나더라도 심장병, 당뇨, 지능장애와 같은 사후문제를 겪게 된다고 한다.

 
우리사회는 이렇게 아이들이 사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당장에 인큐베이터를 각 보건소에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지 않았을까. 돈 없는 사람 아이는 희생이 되도 되느냐?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우리의 소중한 아이의 목숨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을까. '예산이 부족해서' 라고 주장하면, 아이들이 눈앞에서 죽는데 그걸 말이라고 하냐? 고 삿대질을 당했을지 모른다.

 
스탠포드 학생들은 학교 과정 중에 이 문제를 디자인씽킹 방법론으로 개선하기로 하고 우선 면밀하게 그들 산모들을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전기 혜택도 못 받는 산모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조사하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눈 결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워머(Warmer)'라는 일종의 보온침낭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워머를 사용하면 약 20분간 데운 파우치를 장착한 침낭에 아기를 눕히고 싸주면 4-6시간 보온을 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하나에 25달러짜리 워머가 2만 달러짜리 인큐베이터를 대신해 아이들을 살리게 된 것이다. 이를 개발한 학생들은 Embrace 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사업에 나섰다.

 
이런 인간중심의 문제 해결 방법이 바로 ‘디자인 씽킹’방법론이다.

 
우리는 흔히 디자인 하면 뭔가 심미적이나 기능적으로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배경에 디자이너의 감각에 의존하느냐 아니면 공감을 통한 철저한 조사에 의해 아이디어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문제의 정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공감하기(Empathize)는 디자인씽킹 방법론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을 통해 대상자들의 진정한 문제를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가설을 세우고 이 가설을 증명하는데 매우 익숙한 공부를 해 왔기에 가설 없이

공감으로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를 정의하게 되면 아주 다른 형태의 해결책을 창조해 낼 수 있음을 여러 사례가 제시한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도출되면 이것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다시 대상자들에게 제시하고 리뷰를 받는 작업이 디자인 씽킹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러한 프로토타입 제작은 저가로 자주 실패를 경험하며 대상자와의 공감을 더욱 강화하자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대상자와 공감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토타입을 제시하게 되면 또 다른 요구사항이 생길 수 있고 또한 원래 대상자가 생각했던 문제점이 잘못 전달되었을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다시 제작하고 테스트 하고를 반복하면서 훌륭한 결론에 도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 씽킹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 문제가 문제다 @

 
'창조엔진 B-fab'에서는 4월부터 매달 이런 사례 발표를 디자인씽킹 연구회와 함께 할 예정이다.

 
디자인 씽킹 방법론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탠포드의 D School 은 스탠포드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기업이 제시한 문제를 풀어간다고 한다. 기업들은 학기말에 학생들의 결과 발표를 보고 받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이들 기업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소유하거나 하지 않고 단지 결과를 공유하는 정도로 끝을 낸다고 한다.
 

사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앞으로 더더욱 가설을 세우기도 또한 기존의 통념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초중고에는 산업시대의 낡은 지식을 정답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인자동차가 돌아다니고, 드론이 택배기사 역할을 하고, Zip Car와 같은 쉐어링카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을 때 과연 택시기사들의 문제, 택배기사들의 문제, 자동차 판매량 감소의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기존의 통념으로는 택시기사 처우를 개선해야 하고, 실직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등의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위협은 택시기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드론 등 일종의 로봇이 위협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정말 택시기사 입장에서 공감하고 아파하고 그리고 절실하게 문제를 다시 정의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어디 택시기사 뿐이랴? 산업시대의 지식으로 공장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봇이 위협요소로 등장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애써 왜면해서는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해야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전 장에서 대학생들의 수강신청 사례를 들어 설명한 적이 있다.

 
우리가 디자인 씽킹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문제가 과거처럼 정의되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문제정의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디자인 씽킹 방법론이 유효하게 사용된 사례도 있다. 사실 공감하기라는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여러 계층의 다양한 참여자가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상호이해를 증진 시켜 공동체를 밝게 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하대학교 진성희 교수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디자인씽킹 방법론을 적용한 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진교수는 공대학생들에게 인간중심의 사고와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동시에 교육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이 같은 과목을 개설하였다.

 
우선 학교 가까운 복지시설 5군데와 제휴를 맺고 학생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하려고 했는데 처음에는 난색을 표명했다고 한다. 점수를 위해 오는 학생들의 태도 때문에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진교수는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겨우 제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사전 교육을 하고 현장방문 때 일일이 교수가 학생들과 같이 참석해서 함께 관찰했다고 한다.
 

그 중 한 팀은 치매노인의 독거시설을 방문하였는데 빽빽이 들어찬 각종 물건들로 인해 누울 자리도 없는 모습을 본 학생들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이런 물건들을 잘 정리해서 누울 자리를 확보해 드리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학점을 위한 수업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수시로 만나 토론하고 가구를 설계하고 직접 제작까지 해서 좁을 골목에 차가 들어가지 못해 직접 손으로 옮겨 집을 치우고 가구를 설치해 줬다. 짐을 옮기고 청소를 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그들은 수업이 아닌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구를 만들어 변화된 세상을 창조한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수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학점은 A도 아니고 B도 아니고 모두 pass 였지만 그들 가슴에는 creative confidence가 만들어졌을 것이고 앞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을 것이고 어떤 곳에서도 창의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다른 팀은 앞을 못 보는 부모님을 만나 제 일 안타까운 것이 갓난아기가 어디있는 지 잘 모를 때라는 이야기를 듣고 스마트폰과 센서등을 활용해 아이에게 부착한 인형이 소리를 내는 장치를 만들어 선물해 드렸다.

 
그 팀은 진교수가 내어준 조그만 방에서 밤새 앱을 개발하고 장치를 개발하였는데 교육학 박사인 진교수입장에서는 퇴근할 때 밤참 넣어주고 격려해 주는 것 밖에는 할 일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학생들 스스로 그것도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밤새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열정에 교수도 감동하고 만 것이다. 앱개발을 해 본적도 없는 학생들이 책과 씨름하며 앱을 개발하고 통신장치를 만들어 맹인부모에게 자신의 소중한 아이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드린 것이다. 이들은 지금 여러 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기업과 함께 아주 값싼 제품을 만들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이렇게 자발적으로 문제를 찾고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교육이 그토록 어려운 것이란 말인가. 마음만 먹으면 될 수 있는 일 아닐까. 절박하다면 우리 학생들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찾아 주는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인간중심의 사고와 대상자와 공감하기는 이렇듯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하던 엉뚱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런 Creative confidence가 바로 성적표에 표시되지 않는 미래에 가장 중요한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스탠포드 대학은 인근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디자인씽킹 방법론을 통해 Creative confidence 를 경험할 수 있는 워크샵을 실시하고 있다. 협업과 인간중심의 창의력은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수 많은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낼 것이 틀림없다.
 

'창조엔진 B fab'은

Eco Science, Design Thinking과 같은 방법론으로 당면한 청장년실업문제, 사회갈등이나 지역사회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시대변화에 따른 삶의 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뜻에

동참하는 기업이나 전문가, 지역사회 등과 함께 Sun Village Project 등 다양한 연구 및 프로젝트 수행 그리고 교육을 통해 3차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행복한 삶의 방식(evolution of life)을 제안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