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이날은 국가의 무능과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직 피지도 못한 꽃 304명이 희생된 날이다.

그래서 매년 4월 16일이 되면 전국 곳곳에선 그들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행사가 잇따른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은 전국민을 통한으로 몰아넣은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며 달라질 것이라고 다짐을 하곤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세월호 5주기를 맞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년 동안 변화도 많았다"면서 "안전에 대한 자세가, 이웃을 걱정하고 함께 공감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했다.

올해도 역시 전국 곳곳에서 추모의 물결이 넘쳤다.

경기도교육청 다산관에서는 ‘세월호 참사 5주기 노란리본의 날’ 추모행사가 열렸고,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이 공동 주관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민 안전 다짐 결의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오산시에서도 시민단체 ‘오산세월호(집행위원장 강경남)’에서 시청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과 시청지하매점에 노란색리본을 비치하고 회원 10여 명이 안산 추모식에 참석했다.

또 지역 정치권과 오산문화원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생일’을 함께 관람하기로 하는 등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오산시의회 의원들과 사무과 직원들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들은 전국 곳곳의 추모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주도로 2박 3일 일정으로 연수를 떠나버렸다.

매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연수라지만 세월호 참사 5주기와 겹치는 날에 꼭 제주도로 연수를 떠나야 했는지 필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일을 잊은 것일까? 아니면 세월호 참사가 주는 메시지가 이들에게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던 것일까? 이것도 아니면 도대체 무엇일까?

또 시의원 6명 연수 가는데 사무과 직원이 14명씩이나 함께 연수를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시의회에선 시의회와 사무과 전체 연수라고 말하지만, 이들의 행태를 보면 얼핏 생각하기에 "시의원 6명 수발하는데 직원 14명이 동원된 것일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게다가 연수에 동참하지 않은 동료 의원에게도 세부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 외유성 연수 의혹까지 증폭 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일에 대한 오산시의회의 태도이다.

오산시의회에서는 "세월호 기념일을 인지했으나, 연수일정을 그날 밖에 뺄 수 없었다. 안산에서 묵념하나 제주에서 묵념하나 마음가짐만 가지면 되질 않나? 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필자는 한마디만 되묻고 싶다.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는 왜 하나요?

또 "세부일정 미공개에 대해서는 세부일정을 미리 내놓으면 화살을 비켜 이상하게 오보를 많이 해서 공개를 못했다, 연수를 갔다 와서 공개하려 했다"고 한다.

이런 답변을 들은 필자는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의회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질 않나?"라고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의회 연수는 시민의 세금으로 가는 공식일정인 만큼 시민들과도 공유해야만 한다. 의결기관으로서 인식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 신동엽 시인의 한 시구절이 생각난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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