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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의 작품, 북아트로 나를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인터뷰] 블루밍북 손성희 대표
강병수 기자 | 승인 2019.04.05 15:07

조화로운 정서와 품성 함양을 돕는
독서미술지도 방법

팝업 형태의 북아트로 추억을 만나듯,
언제든 꺼낼 수 있게 하고 싶어

초고령 사회에 어울리는 행복한 삶에 기여할 예정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북아트로 도움 드리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이는 변하지 않을 모습이자, 무엇보다 값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북아트를 통해 큰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순수함 때문이에요. 거짓말하더라도 다 보이거든요. 산만할 때도 있고 심한 장난을 칠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조차 좋아요. 아이들을 보면 잃어버렸던 순수함과 에너지, 과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제가 너무 소녀 감성인가요?" (웃음)

예술 그 자체로,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푹 빠질 수 있는 북아트가 좋다고 말한 블루밍북 손성희 대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탐구한 인생을 작품으로 표현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시는 단비처럼 그녀가 만드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무엇일까?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위치한 블루밍북


· '블루밍북' 이름에 담긴 뜻이 궁금하다.

블루밍은 꽃이 만발한, 한때의 전성기를 나타내는 말이잖아요?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다운 책과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요. 책을 읽으며 사람도 꽃을 피우고, 사람들이 만든 책을 예술로 인정받는 거죠. 꽃을 좋아하는 저와 잘 어울린다고 주변에서 말씀해주시더라고요.

 

· 북아트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그림책 북아트는 통합교육을 통해 나만의 책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글쓰기와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토론하며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사고력을 확대하는 거죠. 지능 개발과 표현기법 향상에 도움이 되는 작업입니다.

 

· 북아트에도 여러 가지 장르가 있다던데?

북아트는 총 3가지의 분야로 나눌 수 있어요. 예술 작품으로 북아트,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공예로 북아트, 그림과 글을 포함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북아트가 있어요. 교육적인 프로그램인거죠.

여러 장르를 포함하고 있기에 다양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예술과 디자인, 스토리의 경계선을 경험할 수 있어요. 특별히 구분할 필요 없이 3가지 분야를 넘나들며 즐기는 스릴이 재밌습니다.
 

다양한 장르에서 작업이 가능한 북아트


손성희 대표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림을 부전공했다. 그녀는 디자인 회사를 다녔지만, 결혼 생활과 병행하기 힘든 사정에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백화점에서 진행한 '다이어리 만들기' 수업에 참여했고 운명적으로 북아트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아동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손 대표는 스토리텔링과 접목시켜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증진에 도움을 주기 위한 해법으로 북아트를 떠올렸다고 한다. 즉시, 공방을 찾아가 북아트와 예술 제본 과정을 배우며 북아트 자격증을 취득했고 어린 감성에 꽃을 피우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 그림책과 북아트를 접목했는데 이를 위한 노력은?

2015년, 사회복지법인 백암재단에서 교육과 소통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준 덕분에 그림책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과 함께하며 그림책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죠. 이와 더불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품 그림책 토론 지도사'와 '스토리텔링 토론 지도사' 과정 교육을 받았습니다. 토론과 스토리텔링을 배우며 아이들을 위한 봉사도 했어요.

이후 그림과 글,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그림책을 북아트와 접목하기 위해 '그림책 교육 지도사', '독서 논술 지도사', '역사 논술 지도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며 끊임없이 연구했어요. 그림책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예술작품이 될 수 있고, 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게 위로와 힐링이 되었습니다.

 

· 수원시 '국제 자매도시 수공예축제'에 참여한 스토리가 궁금하다.

2016년은 수원 방문의 해였어요.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국제 자매도시 수공예축제'를 열었고 러시아, 터키, 베트남 등 자매 맺은 도시를 초청해 화성행궁 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아는 분이 이번 축제에 참여할 10팀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알려주셔서 신청서를 냈어요.

기라성 같은 선생님들 사이에서 '활동한 지 얼마 안 된 내가 뽑힐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감사하게도 아이디어를 좋게 봐주신 덕분에 뽑힐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후, 자매도시인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장인의 비밀 수공예축제'에도 수원시 대표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 수원시 '국제 자매도시 수공예축제'와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장인의 비밀 수공예축제'에서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지?

한지를 이용해 전통 책을 만들고, 무료 체험을 통해 한국의 전통방식을 알렸어요. '현대인도 전통 책을 좋아하고 이를 만들어 사용하면 좋겠다.' 생각한 거죠.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인쇄술과 제본술이 발달했어요. 한지는 중국에서 먼저 발명했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뛰어나거든요.

중국과 일본의 책은 매듭을 4개로 묶기 때문에 책의 중심이 가장자리에 잡혀요.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동양에서 유일하게 5개로 매듭을 묶어 가운데로 힘이 모이는 구조입니다. 이를 '오침안정법'이라고 불러요. 수많은 전쟁역사와 소실 속에서도 선조들의 이러한 방법이 있었기에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도 보존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장인의 비밀 수공예축제'에 다녀온 직후


북아트는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 열려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아이들과 북아트 수업을 진행하고 '스토리텔링 북아트 자격증 과정', '공예로서 다이어리 만들기' 등 남녀노소 재밌게 참여할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거나 연인에게 선물할 때 추억하기 좋은 앨범 북과 바인더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어디서 느끼냐는 질문에,

"제가 강의를 할 때도 아이들에게 책 가격을 매겨보라고 해요. 펼치면 한 장짜리라 대부분의 아이는 처음엔 2천원, 3천원이라고 해요. 하지만, 선생님에게 팔라고 하면 아이들은 5만원, 100만원, 1000억이라고 해요. 자기가 만든 소중한 책을 절대로 팔고 싶지 않은 거예요."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어른들의 기준으로 잘 그렸다 못 그렸다가 중요한 게 아닌, 내가 그린 그림이 아이들에게는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지?

재밌는 놀이라고 여겨요. 오감을 자극해 만들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저학년일수록 글보다는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하지만, 중요한 건 표현이 점점 늘어요. 어느 순간, 장문의 글도 쓰고 손이 아플까 봐 그만 쓰라고 해도 결국 완성을 해내더라고요.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샘솟는 거예요.

게임이나 동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흥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아이들을 모두 예술가라 하듯 창조적인 작업을 좋아해요. 완성된 작품을 보며 뿌듯해하고 그걸 자랑하며 칭찬도 받고 자존감도 생기는 거죠.

 

· 북아트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는?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면 엉뚱하다는 생각을 하실 거예요. 미숙하기 때문이죠. 아이의 생각이 들어갔다고 설명을 해드려도 부모님께서 버리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달랑 나무 한 그루를 그려도 글로 표현하면 아이의 풍부한 생각을 알 수 있거든요.

그걸 기록으로 남겨주고 싶어요. 천진난만하고 조금은 엉뚱하지만, 그때만 표현할 수 있는 창의력과 상상력, 감정이나 생각을요. 예술가도 창의력과 상상력이 고갈돼 많이 힘들어하거든요. 젤리같이 말랑말랑한 아이들의 생각을 시간이 지나도 꺼내 보기 쉽게 북아트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림책 북아트 수업을 진행 중인 손성희 대표


·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를 뽑는다면?

최근에 했던 전시인 <깔깔깔, 빛깔 색깔 재깔재깔>이에요. 22명이 함께 한 전시였는데, 디자인이나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저밖에 없었어요. 아이들을 포함한 일반인 분들이 그림책을 만들며 받은 감동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거죠.

비전문가들과 함께했다는 의미가 가장 뜻깊어요. 과거에는 전문가만 향유할 수 있는 분야였다면, 지금은 그 벽이 많이 무너졌고 우리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인 거죠.

 

· 일하며 느끼는 어려운 점이 있나요?

해마다 전시도 하고 싶고, 공예도 좋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북아트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좋아요. 그렇지만, 의외로 육체적인 힘이 많이 들어요. 수업 시간에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어느 정도 기본 작업을 해서 가야 하는데 밤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북아트를 만들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언제 힘들었냐며 피로가 눈 녹듯 사라져요. (웃음)

나아가, 많은 분이 북아트에 대한 매력을 몰라주니 아쉽죠. 제가 좋아하는 북아트를 전국적으로 활발히 알리고 저같이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신념이 궁금하다.

"세상을 창조할 때 빛이 생겨라" 기독교인으로 이 구절을 좋아해요. 사실, 우리 모두 빛나는 존재인데 그걸 잊고 살아가잖아요. 나부터 나를 잃어버리지 말고, 다른 분들도 자신을 잃지 않으며 살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어요.

 

· 앞으로의 목표, 계획이 있다면?

향후, 블루밍북 교육연구소와 함께 북아트를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에요. 작가 활동을 지속하며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어르신들을 위한 북아트 수업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시대에 어르신들이 여가 생활로 즐길 거리가 많지 않거든요. 북아트 작업을 하며 그동안 살아오신 인생 이야기도 남겨보고, 손을 움직여 뇌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치매 예방과 정신적인 안정, 행복한 노년의 삶에도 도움 될 거라 생각해요.

 

작품의 가치는 사람에게 흡수돼 함께 호흡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향유될 때 나타난다. 재료 하나하나의 조화를 살린 샐러드 볼처럼 우리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과 이야기를 북아트로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수원시 수공예장인으로 선정된 블루밍북 손성희 대표가 만들어갈 감성 어린 세상을 기대해본다.

강병수 기자  dken93@too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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