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난국에 빠지게 된다

  • ▲이창호 대한명인(연설학) (사진제공: 이창호스피치)
    람은 동서고금 누구나 자신의 이익과 주장을 내세운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코렉스(Corax)와 티시아스(Tisias)의 이야기다. 기원전 5세기 무렵인데, 코렉스는 티시아스의 스승이었다. 법정에서 상대를 설득하는 기술을 가르쳐 준 코렉스는 수강료를 받지 못하자 티시아스를 상대로 법정소송을 걸게 된다. 결국, 티시아스는 법정에 서게 된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자신은 절대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두 가지 이유가 재미있다. ‘첫 번째로는 자신이 소송에서 이겼을 경우에는 당연히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지게 될 경우 자신이 제대로 설득기술을 배우지 못한 것이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렉스는 티시아스가 반드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첫 번째로, 자신이 소송에서 이기면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 되고, 두 번째로, 소송에서 졌을 경우 자신에게 설득기술을 제대로 배운 것이기 때문에 돈을 지불해야 된다.’라고 주장한다. 배심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 주었을까. 여기서 정답은 없다. 어느 정도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입장이 다른 양측의 말이 어느 쪽이든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서로 화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지금은 긍정경쟁의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확보하기 하기 위해 숨 가쁘게 살아가고 있다. 저마다의 부푼 꿈이 있기 때문이다. 성취를 위해서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문명의 발달과 윤리의식의 함양으로 삶의 질적 수준이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갈등과 분열이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호전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 순간의 불통과 오해가 사회의 통합을 무너뜨려 버린다. 계층 간의 갈등이나 분열이 문제가 되는 것은 큰 사회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난국에 빠지게 된다. 위험수위를 넘기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혀 이해관계가 다른 두 사람 혹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갈등과 불통을 해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통합(unify)과 하모니(harmony)가 그만큼 어렵다. 그러나 꼭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볼 수 있겠지만, 하모니란 결국 나와 다른 시각과 사고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한 점에서 소통을 시도하려면 우선 바른 태도와 에티켓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협상과정에서 자기주장만 내세우면 대화가 아니라 논쟁이 된다. ‘내 입장을 절대 바꾸지 않을 거야’라는 태도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오늘날처럼 다양한 소통 수단이 존재한 시대도 없었다. 그런데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수많은 소통의 수단을 통해 오히려 상대의 권리를 침범하는 것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한 몫 한다. 상대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한 사람의 인격을 지키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고차원 소통과 내적 만족이 수반된 탁월한 협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역지사지의 태도가 우선이라고 말하고 싶다.

    진정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진심을 담아 소통을 시도하면 점차적으로 굳건한 신뢰가 쌓이게 된다고 확신한다. 그저 불신만 가득한 상태로 자신의 목소리만을 높이는 것은 큰 사회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모두가 행복하고 밝은 내일을 꿈꾸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역지사지의 소통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한 명 한 명 모두가 건강한 실천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편 이창호스피치는 “사람이 가장 기본이 되는 가치디자인이라는 ‘성품’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문제 상황 곳곳에서 막히지 않고 통한다.” 라고 말하면서 “소통은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나아가, 가장 안전한 내일의 행복지도를 그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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