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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선, 정신과 약 먹고 있다고 직접 말했다” 증언, 친형 2002년 투약 사실 밝혀지며 이재명 재판 최대 변수로
이일수 기자 | 승인 2019.03.01 15:53
지난 달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기소 사건 6차 공판이 28일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이 지사 친형인 고 이재선 씨가 2002년 정신과 약물 투약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 무렵 이재선 씨 본인 외에도 이 지사와 정신병원 의사로부터 정신과 약물 투약 관련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검찰의 공소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준호 씨는 2002년 2월, 취재 과정에서 이재선 씨와 통화 중 우연히 그의 정신과 약물 투약 사실을 알게 된 경위를 상세히 밝혔다.

심문 내용에 따르면 2002년 이재선 씨가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으로부터 자신이 불법 특혜를 받았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폭로했고, 현 씨는 이를 중대 사항이라 판단해 사건을 취재하고자 이재선 씨와 통화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통화 중 이재선 씨가 “정신과 의사가 나에게 약을 지어줬다”라고 말해 투약 사실을 최초 접하게 됐다는 것.

해당 증언은 지난 2월 초순 한 방송사 보도를 통해 공개된 현 씨와 이재선 씨 간 통화 음성 내용과 일치한다.

음성에 따르면 이재선 씨는 “정신과 의사가 저한테 약도 보름치 지어줬어. (예?) 하루에 2시간 밖에 못 잔다고 정신과 의사가 약도 지어줬어.”, “(정신과에 언제 갔었는데?) 누가 꼭. 정신과 의사 불러. 가긴 뭘 가. (불렀다고?) 아는 사람이, 나를 존경하는 사람이 불러서. (사무실로?) 아니 어디 식당으로 불러 약 지어줬어.”, “(약 받은 건 먹고 있어요?) 먹고 있죠. 약속은 지키니까.” 라며 정신과 약물 복용을 시인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재선 씨의 2002년 정신병원 내원 기록 문서도 발견된 바 있다.

이재선 씨가 정신질환으로 의심되는 자였음을 뒷받침하는 현 씨 증언은 이 뿐이 아니다.

현 씨가 이 지사 및 정신병원 소속 의사 백 모 씨 등과 동석한 술자리가 있었는데, 백 씨가 이 지사에게 “갖다 준 약은 (형이) 잘 먹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현 씨는 또 그 무렵 이 지사가 “형님이 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는데 (취재 때문에) 형님과 더 이상 대립하지 말아 달라”고 눈물을 보이며 진지하게 부탁해 실제로 취재를 중단했으며 이후 이재선 씨와의 만남이나 연락을 기피했다고도 증언했다.

현 씨는 이재선 씨에 대해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고 상당한 다혈질이며 전형적인 과대망상증 같았다고 회상했다. 인터넷에 자신을 신격화하는 글, 자신의 간통 사실을 고백하는 글 등을 게시하고 집요하게 말로 괴롭히는 성향 등 이재선 씨의 여러 기행적 행태를 증언했다.

또 조울증에 이어 조현병까지 앓다 자살로 사망한 가족이 있어 정신질환 증상을 잘 알고 있으며 이재선 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2002년 전후 성남시 출입기자였던 현 씨는 지역 사정에 밝았던 인물이다. 이미 1990년대부터 이 지사 및 이재선 씨 모두와 알고 지내던 관계였다. 당시 이 지사는 시민단체 ‘성남시민모임’의 공동대표이자 변호사였으며, 이재선 씨는 성남지역의 회계사였다.

이재선 씨가 2012년 무렵 정신질환으로 의심되는 자가 아니었다는 것은 검찰 측의 핵심 주장이다. 2012년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정신보건법 제25조 3항에 따라 이재선 씨에 대한 강제진단을 추진했던 때다.

검찰은 이재선 씨가 2013년 초 교통사고 후 정신병을 앓기 전까지는 정신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 12년 5월 이전까지 타인에게 협박이나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음을 공소장에 적시, 당시 정신질환으로 의심되는 자가 아니었다는 전제로 이 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한 바 있다.

때문에 2012년 이전 이재선 씨의 정신과 약물 투약 여부가 당시 그를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자로 간주할 수 있었는가를 밝히는 재판의 최대 쟁점으로 불거졌다.

그러나 이날 6차 공판의 핵심 증언과 증거로 인해 이재선 씨가 이미 2002년부터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며 검찰 공소의 대전제가 흔들리게 됐다.

이일수 기자  islee@too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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