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저도 한때는 미래였습니다.”란 말을 남기고 50세에 정계를 떠난 캐머런 총리.

2005년 영국 보수당 전당대회 때 39세의 젊은 정치인 데이비드 캐머런이 열정적인 출마연설로 순식간에 유력한 당수 후보로 떠오르더니 그 여세를 몰아 결국 승리함으로써 영국을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97년 한차례 낙선 후 2001년 의회에 진출한 신출내기로 보였지만, 이미 그는 대학(옥스포드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 공부) 졸업 직후인 1988년 영국 보수당 정책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들어가 정치를 시작했고, 이후 재무부 장관 노먼 라몬트와 내무부 장관 마이클 하워드의 특별보좌관, 존 메이저 총리의 비서관으로 경력을 쌓으며 정당인으로서 17년의 세월을 보낸 상태였다.

이렇게 혜성같이 등장해 보수당의 희망이 된 캐머런은 첫 번째 국회 질의 응답에서 노동당의 당수이자 당시까지 8년째 총리 자리를 지켜오던 토니 블레어를 면전에서 몰아붙이며 이렇게 일갈한다.

“I want to talk about the future. He was the future once!(저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블레어)도 한때는 미래였습니다!”

한때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과거의 인물이 되어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을 보이고 있던 노회한 정치인인 블레어 총리에게 이제 막 뽑힌 야당의 39세 젊은 당대표가 당돌하게 한방 먹였던 것이다.

그리고 4년 후, 계속되는 세계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영국 노동당을 무너뜨리고 마침내 2010년 정권을 내어준지 꼭 13년 만에 보수당-자유민주당 연정체제로(어느 정당도 과반을 넘기지 못했기에)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수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 때 그의 나이가 만 43세였는데, 이는 토니 블레어가 보수당의 18년 장기집권을 무너뜨리고 1997년 총리에 취임할 때보다 6개월 더 젊은 나이로 1812년 로버트 뱅크스 존슨 이후 198년 만에 역사상 가장 젊은 영국 총리였다.

하지만 10년 후 캐머런 역시 마지막 국회 질의 응답에서 토니 블레어를 공격하던 그 말을 스스로에게 적용시키며 미련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You can achieve a lot of things in politics. You can get a lot of things done. And that in the end, the public service, the national interest, that is what is all about. Nothing is really impossible if you put your mind to it. After all as I once said, I was the future once(정치를 통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많은 것을 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공직은, 국익을 위한 것입니다.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 한 것은 없습니다. 제가 일전에 말했듯이, 저도 한 때는 미래였습니다).”

아직 만 52세의 한창 나이지만 이미 당대표와 총리까지 역임했던 '흘러간 물'인 캐머런을 다시 찾는 영국 국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정치란 게 민심과 시대정신이 한번 기회를 줬을 때 무대에 올라가 열심히 자기 역할을 다하고 내려오면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한번 흘러간 그 물을 쓸어 담아 다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려고 하면, 그렇게 물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데 더 큰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고인물이 모인 썩은 집단이 아니라면 늘 새롭고 신선한 물줄기가 솟아올라 이미 흘러가버린 그 과거의 물줄기를 대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세상의 이치고 순리다.

필자는 고향인 경북 영천에서 실시된 2005년 4.30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그 해 1월 입당하였으니 이제 내년 1월이 지나면 같은 당에서 15년째 당원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민심과 시대정신에 반하고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른 구시대 인물들이 다시 등판하여 내 인생을 바친 우리 당과 보수권 전체를 망치려는 그 노욕(老慾)과 후안무치(厚顔無恥)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같은 역사의 후퇴를 막기 위해 이제 필자도 중앙 무대에 올라 필자에게 주어진 소명과 역할을 감당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 본 기고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주장)임을 밝히며, 투데이경제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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