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첫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언행에 품격과 예의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상대를 공격하더라도 품격과 예의가 있어야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날카로움이 어디 못된 말과 거친 행동으로 생기는 것이던가. 탄탄한 논리력, 시대를 꿰뚫는 촌철살인(寸鐵殺人)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지도자가 지금 우리에겐 절실하다.

둘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생각과 언행이 대중의 '평균 민심'에 부합하는 상식적 이성적 인물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이 직면한 많은 문제들도 '평균 민심'에 비춰 생각했다면 쉽게 답이 나오는 간단한 문제들이었다. 이제 더는 국민들로부터 "우리랑 뇌 구조가 좀 다른 사람들"이란 소리 안 들었으면 좋겠다.

셋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여야 한다. 비록 정적이라 할지라도 그 재능을 귀히 보고 중용하여 자유한국당의 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을반대하는 시민단체나 언론에 대해서도 존중하며 대화와 소통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런 포용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야당이 그런 낮고 절박한 마음 없이 어찌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가 있을까 싶다.

넷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용기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는 결국 '중도층 싸움'이다. 극단주의를 등에 업고 어찌 합리적 성향을 가진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지금 좀 어렵고, 지금 욕 좀 먹어도, 합리적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런 유혹과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강단 있는 사람이 자유한국당의 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섯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략과 전술에 탁월한 인물이어야 한다. 작금의 민심과 정치상황을 간파하여 현수막 문구 하나를 만들어도 대중의 마음을 꿰뚫는 정치적 센스가 있어야 한다. 일격에 적의 급소를 쳐서 적에게 충격과 공포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느 것은 지금 치고 어느 것은 좀 더 묵혀서 치는 게 좋을지 당 대표는 그런 판단이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던 올 초에 '위장평화 쇼'라는 어리석은 말 한마디로 민심을 거스르고 선거를 망치는 그런 인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위장평화 쇼'란 말 자체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때려야 할 최적의 타이밍을 분간하지 못한 정치적 판단력이 문제였다.

여섯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사심이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번 당 대표를 끝으로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절박함과 독기를 품은 사람이 지금 우리 당엔 절실하다. 돌아갈 퇴로를 모두 끊고 '나부터 여기서 죽는다!'는 시한부 삶의 심정으로 개혁을 칼을 휘두르는데 누가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겠는가. 당 대표가 먼저 죽어야 그 진정성과 절박함에 힘을 보태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래야 자유한국당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구태와 패배주의를 일소하고 새 출발이 가능해진다.

일곱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병역 문제에 있어서 해명 한마디조차 필요 없는 확실한 인물이어야 한다. '병역기피 정당', '병역면제 내각'이란 조롱이 지긋지긋하지도 않은가. 이제 더는 상대 당 대통령 후보가 특전사 군복을 입고 우릴 조롱하는 기막힌 꼴 당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여덟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너무 큰 부자가 아니었으면 한다. 좀 더 요구하자면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서민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면 좋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부끄러운 건 아니지만, 이제 더는 '부자 정당', '재벌 정당' 소리 좀 안 듣게 기왕이면 서민들이 자신의 대변자라 여길만한 그런 인물이 자유한국당의 대표가 되었으면 한다.

아홉째,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식 문제로 국민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다. 아주 화목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남들 보기에는 무난하게 가정을 이끌어 온 그런 사람이 자유한국당의 얼굴로 국민 앞에 당당하게 나섰으면 좋겠다.

마지막 열 번째로, 차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 탈세, 갑질, 골프접대 뭐 이런 추한 것에 하나도 걸리지 않는 인물이어야 한다. 대다수 우리 국민들은 평생 이런 거 한번 안 하고도 잘만 살아왔다. 그런 소박한 삶을 사는 서민들에게 표를 받을 수 있어야 대통령도 되고 국회의원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것들 조차 못 지킨 사람을 자유한국당의얼굴로 내세워 어찌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조를 수가 있겠나. 자유한국당에서는 그런 기본적인 것을 다 지킨 사람 중에는 당 대표로 세울만한 사람이 그리도 없단 말인가. 보수주의자는 기본적으로 법(法)과 규범(規範)을 잘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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